
알아내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의 대결이다. 치열한 공방 끝에 원하는 바를 얻는 이는 누가 될까.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 퇴마사가 된 서현과 악령에 들린 정지소가 각투를 벌인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제작 빅펀치픽쳐스)는 악에 맞서는 구마팀과 이들이 구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액션 영화다. 신경정신과 의사인 정원(경수진)은 동생 은서(정지소)가 이상행동을 벌이자 ‘거룩한 밤’이라는 이름의 구마팀을 찾아간다. 팀을 이끄는 바우(마동석)와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도시에서 해결사로 불린다.
거룩한 밤 팀은 치료 일지에 담긴 악령이 깃든 은서를 보고 그의 퇴마를 결심한다.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3편 연속 1000만 흥행을 거둔 ‘범죄도시’ 시리즈의 마동석이 주연은 물론 기획과 제작을 맡은 영화다. 범죄자들을 때려잡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악마를 사정없이 타격한다.
마동석의 맨 주먹 액션으로 먼저 주목받지만 영화에서 더 눈에 띄는 주인공은 서현과 정지소다. 두 배우는 구마 의식 단계에서 창과 방패가 되어 겨룬다. 악령의 이름을 알아내려는 목적의 샤론과 악령에게 몸을 빼앗긴 은서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구마 의식 당시 소금 결계를 중심으로 이들은 서로 다른 공간에 머물지만 위협적인 모습이다. 은서는 상대의 나약함을 파고들어 도발하고, 이에 맞서 샤론은 본래의 단계별로 차분하게 대처한다.
서현은 걸그룹 소녀시대로 출발해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와 ‘시간’ ‘도적: 칼의 소리’를 비롯해 영화 ‘모럴센스’로 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았다. 정지소 역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의 어린 시절을 맡아 주목받았다.

“독보적으로 특이한 캐릭터라고 생각해 한눈에도 관객에 각인되길 바랐다”는 서현은 “영화에서 샤론은 동서양의 퇴마 의식을 하기 때문에 의상으로도 그 과정을 표현하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현은 원색의 원피스를 입고 투 톤 헤어 스타일로 오묘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의 퇴마사를 표현한다. 겉모습이 강해 보이기 때문에 “인간미 있는 모습은 또 어떻게 보여줄지도 고민했다”며 “마동석 선배님과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와 의견을 나누면서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악령에 시달리면서 여러 개의 목소리를 내고 관절이 자유자재로 꺾이는 이상 증세를 겪는 은서를 표현한 정지소는 “움직임과 액션 장면을 위해 2, 3개월 전부터 꾸준히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누군가에 빙의된 역할은 처음이라 고민이 많았지만, 레퍼런스를 참고하기보단다 본인의 느낌을 만들려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켜주고 싶고 위태롭고 보는 사람이 어쩔 줄 몰라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 매진했다는 설명이다.
임대희 감독은 그런 정지소에게 “‘마음껏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사실 악마에 씌였다는 연기가 쉽지 않다. 혹시 저도 디렉팅을 잘못하면 가존의 (오컬트) 영화에 나왔던 게 그대로 답습될까 봐 조심스러웠는데 너무나 잘 표현해줬다”고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또한 “다양한 목소리톤도 믹싱 작업을 거의 하지 않은, 정지소가 만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화에서 자주 맞붙는 서현과 정지소는 상대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정지소는 “서현 언니를 째려보거나 무시하는 듯이 위아래로 훑어보거나 하찮아하는 듯이 얘기를 해야 했다”며 “언니가 ‘막 해야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친구”라고 정지소를 설명한 서현은 “서로 봐주지 말고 열심히 붙어보자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내게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촬영장이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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