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인 주말 드라마들이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MBC ‘바니와 오빠들’을 시작으로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SBS ‘귀궁’이 비슷한 시기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와 만나는 가운데 상상력을 자극하는 판타지 로맨스를 내세운 ‘귀궁’이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첫 방송한 육성재와 김지연 주연의 SBS 금토드라마 ‘귀궁'(극본 윤수정·연출 윤성식)이 시청률 9.2%(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해 2회에서도 8.3%를 유지하면서 4편의 ‘신상’ 주말드라마의 경쟁에서 기록으로는 가장 앞섰다. 전작인 박형식의 ‘보물섬’의 인기를 이어받은 데다, 귀신을 보는 주인공과 이무기가 얽히는 사랑 이야기 등 이색적인 설정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초반 성과를 거뒀다.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김지연)와 그 앞에 나타난 첫사랑 윤갑(육성재), 그리고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김영광)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천년의 수행을 마치고 하늘로 승천하려던 강철이는 인간의 눈을 피해야 했지만 어떤 아이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땅으로 추락한다. 인간을 향한 지독한 앙심만 남은 강철이는 자신을 담을 그릇으로서 신기가 뛰어난 여리의 몸을 13년간 노린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가상의 설정으로 상상력을 확장한 ‘귀궁’은 지난 1, 2회에서 왕위를 물려받을 원자에게 광증이 덮치고, 이에 왕(김지훈)의 은밀한 지시로 검서관 윤갑이 신비한 능력을 지닌 여리를 궐에 들이려는 과정을 그렸다. 하지만 도성으로 향하던 윤갑은 습격을 받아 갑작스럽게 죽고 이내 이무기 강철이에게 몸을 빼앗기게 됐다.
만화 같은 이야기에 시청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뻔한 스토리라는 지적이 교차한다.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실시간 오픈톡에는 드라마 방송일인 “금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등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너무 뻔한 스토리여서 지루하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무기와 무녀,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 미스터리한 캐릭터들이 다소 ‘유치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엿보인다.
다만 윤갑과 강철이로 1인2역을 소화하는 배우 육성재의 활약에는 긍정적인 호평이 집중되고 있다. 대의를 위해 목적을 속이고 여리를 궁궐로 데려가려는 윤갑의 결의와 강철이가 몸 안에 들어간 이후 촐싹거리고 호기심 가득한 모습의 차이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육성재는 인간의 몸에 들어가면서 시각과 청각 후각 등 오감을 느끼는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한다. 아무런 간이 되지 않은 미음을 들이켜면서 흡족해하고, 인간처럼 조금씩 감정을 느끼고 동화되는 과정도 능청스럽게 그린다. 드라마 ‘후아유- 학교 2015’, ‘도깨비’, ‘금수저’ 등에서 차근차근 발판을 쌓아온 육성재는 ‘귀궁’에서도 안정된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귀궁’과 같은 시간 방송하는 MBC ‘바니와 오빠들’은 지난 11일 시작해 줄곧 1%대의 저조한 성적에 머물고 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21살 여대생 반희진(노정의)이 남자친구를 찾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로 이채민 조준영 김현진 등 신인들이 모였다. 풋풋한 대학 캠퍼스를 무대로 하는 로맨스이지만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이들 외에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과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토요일과 일요일 방송을 통해 시청률 5~6%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학병원 산부인과 1년차 레지던트 4명의 성장기를 그린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고윤정과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의 활약에 힘입어 회를 거듭하면서 시청률도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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