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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포엠스튜디오는 어떤 회사? 성과와 이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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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맨2’의 장면들을 발췌해 만든 SNS 영상. 사진출처=바이포엠스튜디오SNS

최근 영화 관계자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회사는 바이포엠스튜디오다. 지난해 12월 주연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악재와 개봉 전날 터진 12·3 비상계엄 사태의 위기 속에 출발한 영화 ‘소방관’으로 385만 관객을 이끌더니 올해 1월 설 연휴에는 악평과 호평이 공존한 영화 ‘히트맨2’로 254만명을 모았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이병헌·유아인 주연 ‘승부’도 바이포엠의 실력을 가늠하는 또 다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오(바이포엠)를 향한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SNS 기반 입소문 확산에 주력하는 바이럴 마케팅 노하우를 최대 경쟁력으로 삼아 신작은 물론 악재가 있거나 재개봉한 일부 영화를 흥행시켰지만, 영화사업을 시작한 초기에 특정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소문을 의도적으로 퍼트렸다는 ‘역바이럴’ 의혹에 연루된 투자배급사라는 의심의 시선도 동시에 받는다. 지난 2022년 영화 ‘비상선언’을 둘러싸고 불거진 역바이럴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는 혐의를 찾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그러는 사이 바이포엠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헌트’ ‘한산: 용의 출현’ ‘헤어질 결심’ ‘범죄도시’ 3·4편 등에 부분 투자에 참여해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소방관’과 ‘히트맨2’의 흥행으로 위기에 강한 투자배급사라는 새로운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급부상하는 신흥 회사를 바라보는 영화계 한쪽의 보수적인 시선에서는 여전히 ‘운’인지 ‘실력’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바이포엠이 ‘소방관’을 배급한다고 했을 때 정말 될까 궁금했고, 리스크가 분명한 영화를 어떻게 풀지도 궁금했는데 결국 연말 극장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로 만들었다”며 “설 연휴에는 ‘히트맨2’가 가장 잘 됐는데 만약 ‘승부’까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면 바이포엠의 위치는 이전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바이포엠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력하는 바이럴 마케팅은 이미 영화 홍보 과정에 적용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바이포엠의 경우 제작비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영화가 투자하는 바이럴 마케팅 비용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쏟아 부어 성과를 내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고비용이 고효율을 만든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개봉을 앞둔 ‘승부’는 영화 자체의 흥행 여부와 함께 바이포엠을 평가하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되고 있다. ‘승부’는 ‘소방관’의 주연 곽도원을 둘러싼 리스크처럼 유아인이 마약 투약 등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공개가 미뤄졌던 영화다. 두 영화를 기획해 투자한 기존 배급사는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였지만 최근 권한을 바이포엠에 넘겼다.

실제 소방관들의 인터뷰를 활용해 영화 ‘소방관’의 인지도를 높이는 SNS 영상. 사진출처=kpop_archive

바이포엠은 대기업 자본으로 출발한 기존 영화 투자배급사들과 출발부터 달랐다.

2017년 음반과 뷰티 브랜드를 알리는 바이럴 마케팅 회사로 출발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2년 영화 투자배급 사업에 본격 뛰어들어 그해 여름 개봉한 ‘헌트’와 ‘외계+인’ 1부 등에 제작비를 부분 투자했다. 영화계에서 ‘투자하는 회사’로 입소문이 퍼진 건 2022년 개봉한 여진구·조이현 주연 영화 ‘동감’이 시작이다.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 영화시장이 위축된 시기에 과감하게 투자를 집행해 주목받았고, 같은 해 일본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10대 관객의 전폭적인 선택에 힘입어 100만 관객의 지지를 받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물론 전부 성공한 건 아니다. 과감하게 투자한 ‘동감’이나 지난해 개봉한 공포영화 ‘늘봄가든’ 등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무엇보다 바이포엠의 경쟁력은 바이럴 마케팅에 있다.

입소문 확산의 진원지이자 기폭제인 SNS를 기반으로 영화를 알리는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바이럴 마케팅은 기존 영화들도 빼놓지 않는 분야다. 다만 바이포엠은 영화 이전에 음반과 출판, 뷰티 상품들로 구축한 강력한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갖췄다. 유튜브와 각종 SNS 채널의 쇼츠와 릴스 등 일명 ‘짤’을 대량 생산해 다양한 채널로 실시간 침투시킨다. 반응이 집중된 키워드나 영상이 있다면 이를 더 많이 만들어 더 넓게 침투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놀이를 찾는 1020세대가 주요 타깃이다. 한 영화 홍보마케팅사 관계자는 “쇼츠와 릴스를 만들어내는 양이나 아이디어, 젊은층으로 이뤄진 구성원들의 빠른 의사결정에 따른 속도감에서 바이포엠의 노하우는 확실하다”고 밝혔다. 

영화 ‘소방관’의 경우 스토리나 출연 배우들을 감추는 대신 ‘소방관의 희생’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경찰병원도, 군인병원도 있는데 소방관 병원은 왜 없나’는 식의 궁금증을 담은 영상을 생산해 확산하는 방식이다. 영화와 상관없어 보이는 실제 소방관들이 동료들의 희생에 슬퍼하는 인터뷰를 모아 자체 제작한 가수 박효신의 노래 ‘히어로’를 삽입해 알리는 방법도 그 중 하나다. 이때 음악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바이포엠이 음원 바이럴 마케팅 회사로 출발한 노하우가 활용된다.  

코믹 액션영화 ‘히트맨2’은 권상우가 무대인사 도중 무릎을 꿇는 모습을 통해 흥행이 간절한 배우의 마음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자친구 있을 때 친구들의 반응 ㅋㅋㅋ’이라는 제목의 영상도 화제가 됐다. 바이포엠이 지난달 배급한 이례 주연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관련 영상들도 ‘자취생이라면 무조건 공감ㅋㅋㅋ’이라는 제목으로 ‘냉장고에 먹을 게 없음’ ‘돈 될만한 거 당근에 팜’ 등 문구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때론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짤’로 시선을 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알리는 릴스. 사진출처=바이포엠스튜디오 SNS 

● 역바이럴 논란으로 알려져, 배우 심은하 복귀설도 

바이포엠은 역바이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비상선언’의 투자배급사 쇼박스가 영화를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의심해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 과정에서 바이포엠은 자사명을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한 한 영화평론가를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 등으로 고소했다. 지난 2023년 해당 평론가는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사안은 일단락됐지만 역바이럴에 관한 의구심은 꼭 바이포엠이 아니더라도 영화계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바이포엠의 한상일 이사는 지난 15일 맥스무비와 인터뷰에서 “역바이럴에 대한 시선은 오히려 대중을 기만하는 일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부러 특정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나 이슈를 만든다고 해도 이를 관객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바이포엠은 2023년 배우 심은하의 복귀 사기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은퇴한 심은하와 계약을 맺고 복귀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알렸지만 중간에 에이전트를 자처한 인물에게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에 심은하 측과도 공방을 벌였다. 영화계에서 바이포엠의 뛰어난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엇갈린 시선을 내놓는 이유다.

한편 올해 바이포엠은 ‘히트맨2’와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시작으로 26일 개봉하는 ‘승부’와 4월 개봉 예정인 김윤석과 배두나 주연 ‘바이러스’, 이선빈의 공포영화 ‘노이즈’, 하정우의 연출작 ‘윗집 사람들’, 최우식의 ‘넘버원’, 정려원의 ‘하얀 차를 탄 여자’ 등을 배급한다.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정지소 주연의 로맨스 ‘태양의 노래’도 촬영을 마치고 연내 개봉을 준비 중이다. 회사 성장을 이끈 ‘오세이사’의 한국 리메이크도 진행하고 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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