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를 시작하고도 오래 기다린 영화를 처음 세상에 내놓는 배우 곽선영이 ‘눈물’로 특별한 마음을 표현했다. 연극으로 데뷔하고 좀처럼 영화에 참여할 기회를 잡지 못한 끝에 20여년 만에 스크린 데뷔작 ‘침범’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여러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영화는 처음인 만큼 마음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곽선영은 12일 개봉한 영화 ‘침범'(감독 김여정‧이정찬‧제작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에서 이상한 행동을 벌이는 어린 딸을 어쩌지 못해 상처받고 갈등하는 엄마로 비극적인 심리 스릴러를 선보인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부터 예능 프로그램 ‘텐트 밖은 유럽’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맹활약하는 가운데 영화 출연이 처음이라 눈길을 끈다. 곽선영은 시사회 자리에서부터 눈물을 보이면서 “자주 오는 극장에 저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게 신기하다”고도 말했다.
‘침범’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는 엄마 영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곽선영은 홀로 딸을 키우는 영은을 통해 남들과 다른 딸을 지키기 위해 강인한 모성애를 보여주지만 자꾸만 한계를 벗어나는 딸에게 품은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한다. 영화는 20년의 시간 차를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은과 딸 소현의 이야기로 출발해 20년이 흐른 뒤 고독사로 발견된 이들의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민(권유리)와 그의 삶에 침범하는 해영(이설)의 이야기가 또 다른 축을 이룬다. 영화는 민과 해영, 둘 가운데 누가 소현인지를 추리하게 만들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곽선영이 영화에서 주로 맞붙은 상대역은 2017년생의 연기자 기소유. 알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긴장을 유발한다. 어떻게든 딸을 지키려는 영은의 ‘모성애’는 영화에서 곽선영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이에 대해 “자식의 입장일 땐 받기만 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 하염없이 주기는 애증 같은 감정이 모성애가 아닐까 한다”고 밝힌 곽선영은 “끝이 없는, 감정의 넘버원이 모성애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홉살 아들을 둔 엄마인 곽선영에게 스크린 데뷔작인 ‘침범’은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딸을 지키려는 영은을 “원래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인물로 생각했다”는 곽선영은 “딸을 연기한 기소유와 촬영 전, 후로 가까워지는 시간에는 제가 엄마인 상황이 도움이 됐다. 현장에서 아이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인 것 같아서 ‘쎄쎄쎄’도 하면서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평소 무서운 영화나 스릴러 장르를 즐기지 않는다는 곽선영은 ‘침범’을 계기로 영화에 임하는 마음이 달라졌다고도 했다. 권유리, 이설과 얽혀 20여년에 걸친 인물들의 심리를 극한으로 몰고 가는 스릴러를 소화한 이후 “앞으로 영화 작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도 돌이켰다.
곽선영의 결심은 4월2일 개봉하는 영화 ‘로비’로 이어진다. 배우 하정우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는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골프 로비를 벌이는 젊은 사업가의 이야기를 다룬 소동극이다. 곽선영은 스타트업 회사의 대표인 하정우를 돕는 최이사 역을 맡아 김의성 박병은 차주영 등과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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