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순과 관식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서 첫 키스를 하는 순간, 그 뒤로 펼쳐진 샛노란 유채꽃밭은 이들의 싱그러운 사랑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한다. 드넓은 바다를 뒤로 현무암이 펼쳐진 바닷가는 애순과 엄마 광례가 함께 한 공간이자 영원히 엄마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곳이다.
지난 7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가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면서 두 주인공 애순과 관식이 살아가는 무대인 다양한 배경까지 주목받고 있다. 전체 16부작 가운데 이제 막 4편의 이야기가 공개됐을 뿐인데도 드라마에 푹 빠진 시청자들은 촬영지를 찾아 SNS를 통해 관련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마침 유채꽃의 계절이 다가온 만큼 ‘폭싹 속았수다’의 열풍에 힘입어 특히 샛노란 유채꽃밭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붙어 지낸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이 고등학생이 돼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첫 키스를 나누는 유채꽃밭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주 등장한다. 극중 애순과 관식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설정으로, 유채꽃밭도 제주도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뜻밖에도 키스 장면을 촬영한 장소는 제주도가 아닌 전라북도 고창 학원농장의 청보리밭이다. 매년 4월이면 일대는 샛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이는 명소로 관광객의 발길을 끌었지만 ‘폭싹 속았수다’를 계기로 더 유명해지고 있다. 애순과 관식의 어린 시절과 결혼 초기 이야기를 ‘봄’의 계절에 맞춰 설계한 제작진의 의도가 유채꽃밭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상징성을 더한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애순과 관식이 함께 한 60여년의 인생을 사계절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1960년에 시작한 이야기는 2025년 현재까지 이어질 예정. 제주도에서 출발한 두 주인공의 여정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울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맞춰 드라마의 촬영도 제주도는 물론 고창의 유채꽃밭과 대구의 근대 건물인 계산성당을 비롯해 여수와 순천 등 전국 곳곳에서 이뤄졌다.
대규모 야외 세트도 만들었다. 애순이 관식과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외딴 바닷가 마을은 안동에 지은 야외 세트에서 촬영했다. 바다와 붙은 마을의 설정이지만 해안에 정박한 배들과 바다의 모습은 전부 컴퓨터그래픽으로 채웠다. 이 외에도 강원도 연천에 세트를 짓고 60여년에 걸쳐 변화하는 시대상을 표현하는 데도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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