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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뉴토피아’가 베일을 벗었다. 좀비를 소재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이 작품은 좀비로 무너진 세상에서도 연애는 해야 하는 청춘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좀비물 특유의 잔혹함을 중화시키면서 신선한다는 평가가 받고 있다. 다소 만화적인 캐릭터들과 화면을 채우는 동화적인 색감으로 기존 좀비물과의 차별화도 돋보인다. 가볍게 즐기는 호러 코미디 영화 ‘좀비랜드’가 떠오르기도 한다.
‘뉴토피아’는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꼽혔다. 배우 박정민과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만남, 영화 ‘파수꾼’ ‘사냥의 시간’에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윤성현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의 각본을 쓴 한진원 작가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의 지호진 작가가 의기투합해 극본을 썼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기대 속에 지난 7일 공개된 ‘뉴토피아’ 1, 2회에서는 군인 남자친구 재윤(박정민)과 그를 기다리는 여자친구 영주(지수)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늦깎이 군인 재윤은 순탄치 않은 군 생활 속에서 온통 영주 생각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연락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쌓이게 된 오해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이별을 결심한다. 그런데 바로 그날 서울 강남 한복판에 비행기가 추락하고 건물과 거리에서 갑자기 좀비 떼가 출몰한다. 위기를 마주한 이들은 이제 서로를 향해 달려가기로 결심한다.
그간의 좀비물이 주로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무시무시한 존재들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과 불운 그리고 극한의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작품은 발랄하고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의 결합으로 기존 좀비물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2012년 출간한 한상운 작가의 소설 ‘인플루엔자’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군대에 입대한 남자친구와 사회 초년생 여자친구 등 20대 연인이 겪을 수 있는 현실과 좀비로 아수라장이 된 세상에서 어떻게든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상황을 주로 코믹하게 펼쳐놓았다. 등장인물들이 한없이 가볍다.
작품의 독특한 개성은 촬영 구도에서도 드러난다. 윤성현 감독은 백윤석 촬영 감독과 함께 “기존의 영상 문법을 과감히 탈피”하자는 생각으로 ‘수직과 수평’을 촬영 콘셉트로 정했다. 강남 거리 한복판을 내달리며 재윤에게 향하는 ‘영주의 수평적인 움직임’과 수도권 영공 방어를 위해 초고층 타워 옥상에 자리한 부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영주에게 향하는 ‘재윤의 수직적인 구도’를 두 축으로 세웠다. 좀비들도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봐 왔던 빠르고 공포스러운 모습에서 탈피해 조금은 느리고 우스꽝스럽게 표현된다. 박정민은 “이전의 좀비물의 문법과는 다른 듯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 시국 떠오르게 하는 설정으로 주목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뉴토피아’는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 중 공개 첫날 최다 시청자 수를 돌파했다. 다만 쿠팡플레이는 정확한 데이터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넷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자체 콘텐츠의 시청시간 등 수치를 공표하면서 순위를 집계하는 방식과의 차이가 분명하다. ‘뉴토피아’의 관계자는 “(쿠팡플레이의) 내규상 수치 공개는 어렵다”고 밝힌 가운데 10일 오후 1시 기준 쿠팡플레이 자체 리뷰란에 1만8536명이 평점을 남겼고, 평균 4.0점(5.0 만점)을 기록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계엄령 등 소재가 현재 시국과 닮아 눈길을 끈다. ‘뉴토피아’에서는 갑작스럽게 좀비가 나타나면서 계엄령이 선포된다. 극 초반에는 계엄령으로 인해 나라가 마비된 상태의 모습이 집중적으로 그려졌다. 지난해 7월 촬영을 마친 윤성현 감독은 “편집이 끝났을 때 실제 계엄령이 선포돼 깜짝 놀랐다”면서 “극 중 계엄령 발표 당시 부대원들이나 간부들이 보여준 표정이 있는데, 실제 계엄령 선포 당시 군인들이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말했다.
!['뉴토피아'의 한 장면. 사진제공=쿠팡플레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089/image-6f46ca12-4db5-4de2-8500-512085e5e233.jpeg)
신선한 좀비물의 탄생을 알리는 ‘뉴토피아’에도 약점은 있다. 영주를 연기한 지수에 대한 초반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1, 2회가 공개됐을 뿐이지만 긴박한 상황에 처한 지수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수는 2021년 JTBC 드라마 ‘설강화: 스노우드롭'(설강화) 이후 ‘뉴토피아’를 통해 두 번째 주연작을 공개했다. 군인 남자친구를 둔 직장인 영주의 딜레마를 현실감 있게 그렸다는 평가도 받지만 좀비의 습격에 깜짝 놀라거나 분노를 표하는 등 감정 연기가 아쉽다는 반응이다. ‘설강화’에서도 지적을 받았던 부정확한 발음과 발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제 초반부를 공개한 만큼 ‘뉴토피아’에서의 지수의 활약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재윤과의 가슴 아픈 이별을 택한 영주는 위기를 겪으면서 재윤을 사랑하는 진심을 깨닫고 기꺼이 좀비 떼에 뛰어든다. “스스로 선택하면서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밝힌 지수의 말처럼 영주는 이야기가 흐를수록 더욱 대범하고 용기를 내는 인물로 성장한다.
윤성현 감독이 영주에 대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부분으로 나아가는 캐릭터”라며 “그 근간에는 유머와 엉뚱함, 위트가 있다. 그런 걸 표현하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자연스럽게 지수를 떠올렸다. 함께하면서 영주를 지수 이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수가 초반에 형성된 부정적인 반응을 딛고 어떻게 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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