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동남아시아 나라 가운데 처음으로 태국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결혼평등법’이 시행되면서 이날 하루에만 1832쌍의 커플이 혼인신고해 화제를 모았다. 그만큼 태국이 “성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지지하는 국가”로서 이미지를 얻게 됐다는 시각 속에 트랜스젠더 캐릭터가 등장하는 ‘오징어 게임’ 시즌2도 이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베트남전에 관한 내용을 언급한 대사로 베트남 현지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것과도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최근 태국 유력 일간지 마띠촌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배우 박성훈이 연기한 트랜스젠더 여성 캐릭터인 조현주가 등장한다면서 이는 “글로벌 시리즈에서 성소수자 캐릭터를 주연급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기대 이상”이라고 호평했다.
마띠촌은 “한국처럼 양성평등의 측면이 충분하지 않은 나라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더욱 특별한 시선을 기사에 담았다. 매체는 “성소수자가 보는 이를 웃기기 위한 사례가 잦았지만 ‘오징어 게임’ 속 조현주 캐릭터는 한국사회의 진정한 태도 변화를 대변”한다고 평가했다.
전직 특수부대 군인 출신인 조현주 캐릭터에 대해 매체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으며 강하다”면서 “하지만 내면에서는 사회적 혐오에 휘둘리는 상처로 고통”을 받는 인물이라 설명했다. 극중 조현주는 여성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내면서 삶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조현주는 이와 함께 목숨을 내건 게임에서 이겨 상금을 따내 태국에 가서 성전환 수술을 다시 받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어머니와 함께 게임에 참가한 양동근이 “태국에는 현주 같은 친구들이 많다”면서 “웬만한 여자애들보다 더 늘씬하고 예쁜 애들이 깔렸어”라고 언급하는 장면으로 나온다.
마띠촌은 이 같은 장면이 “태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생각을 가장 잘 반영했다”면서 “성적 다양성을 포용하고 성소수자들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반영할 준비가 됐다”고 봤다.
또 이는 “태국이 성소수자들에게 자유의 국가이면서 모든 사람이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희망의 상징’으로 묘사”된 것이라고 매체는 썼다. 앞선 ‘결혼평등법’의 시행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조현주 캐릭터를 바라보는 태국 현지 매체의 시각은 베트남전 참전에 관한 일부 대사가 베트남 현지에서 비판을 받은 것과 비교된다. 극중 강대호가 자신의 아버지가 “월남전(베트남전) 참전용사”라고 밝히자 이서환이 “아버님 훌륭하시다”고 말하는 장면을 두고 베트남 현지에서는 베트남전을 왜곡했다는 비판적 시각이 쏟아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