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과 이승기가 아버지와 아들로 만난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을 통해서다.
‘대가족'(제작 게니우스)은 어느 날 갑자기 속세와 인연을 끊고 출가한 아들과 그런 아들 때문에 대를 이을 수 없어 애를 태우는 성공한 음식점 사장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윤석이 만둣국 맛집 사장 함무옥을, 이승기가 무옥의 아들로 승려의 길을 선택한 아들 문석을 연기해 영화에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김윤석이 연기하는 무옥은 핏줄에 집착하는 전통적인 가족관을 가진 인물이다. 선 굵은 연기를 주로 선사해온 김윤석이 오랜만에 연기하는 친근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윤석은 적은 분량에도 악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타짜’의 아귀부터, 연쇄살인마를 추적했던 형사 출신 윤락업소 사장 ‘추격자’의 엄중호, 청에 대한 결사항전을 주장한 ‘남한산성’의 김상헌, 그리고 용맹과 지혜를 갖춘 ‘노량: 죽음의 바다’의 이순신까지 허구는 물론 실존 인물을 가리지 않고 연기하며 탁월한 재능을 선보여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지난 2019년에는 ‘미성년’을 통해 연출자로 데뷔하기도 했다.
김윤석은 ‘대가족’에서 고집스러운 노포 만둣집 사장으로 전혀 이질감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휴지 한 장조차 그냥 쓰지 않는 자린고비의 면모로 웃음까지 유발한다.
양우석 감독은 “김윤석은 뭘하든 장인처럼 보인다. 만두를 빚고 있으면 만두 장인처럼 보여서 굳이 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놀라워했다. 이어 “영화를 연출한 경험까지 있어서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시나리오를 놓고 오랫동안 대화를 하면서 영감을 주기도 했다. 작업이 너무 편했다”고 김윤석과 함께한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승기가 연기한 문석은 불교계에서 촉망받는 승려이다. 의대생 시절 정자 기증으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얼굴도 모르는 자식들을 얻게 되는 인물이다. 평소 김윤석의 팬이었다는 이승기는 김윤석은 물론 양우석 감독을 믿고 ‘대가족’ 출연을 결심했다. 그가 이번 영화에 얼마나 의욕을 갖고 임했는지는 배역을 위해 삭발까지 시도한 선택에서도 확인된다.
양 감독은 “잘 생기고 훤칠한데 머리까지 좋은 배우로 누가 있느냐고 주변에 물었을 때 이구동성으로 이승기를 언급했다”며 “이승기가 광고 촬영을 많이 해서 삭발하는 작품을 할까 싶었는데 흔쾌히 응했다. 배역을 위해서 90일간 매일 삭발했다. 이승기의 연기는 물론 열정이 훌륭했다”고 그의 열정을 높이 샀다.
그동안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서 반듯하지만 뜻밖의 허술한 면모로 인간적 호감을 얻은 이승기는 문석을 통해 부모와 갈등하는 자녀 세대를 대변하며 김윤석과 함께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화두를 던진다. 이번 영화는 2018년 ‘궁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그의 스크린 복귀작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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