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팬들이 뮤지컬 ‘위키드’에 빠진 이유, 뮤지컬이 영화로도 탄생한 진짜 이유를 스크린에서 온전히 확인하기까지는 앞으로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지난 20일 개봉한 ‘위키드’가 뮤지컬 원작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면, 내년 11월 개봉 예정인 2부는 전 세계 팬들이 왜 그토록 녹색의 마녀에 열광했는지 진짜 이야기를 담는다.
존 추 감독이 연출한 ‘위키드’는 동시에 촬영해 파트를 나눠 이야기를 순차 개봉하는 영화들이 흔히 표기하는 ‘파트 1, 2’의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영화가 뮤지컬 원작의 스토리 가운데 전반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는 사전 정보가 개봉 전까지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채 관객과 만나고 있다. 물론 원작의 열혈 팬들이라면 파트 1, 2로 나눠 공개하는 구성으로 작품의 진면목을 스크린에 담는 시도를 반기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이나 미리 정보를 챙기지 못한 입장에서는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파생된 이야기인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위키드’는 태어난 순간부터 피부가 온통 녹색인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와 눈부신 금발의 외모의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가 우정을 나누면서 꿈을 실현하는 이야기다. 엘파바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는 물론 주위의 날선 시선 속에 성장한 인물. 하지만 남들은 모르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모든 걸 다 갖춘 글린다는 엘파바와 만나 처음엔 반목하지만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응원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사랑받은 뮤지컬로 꼽히는 ‘위키드’는 편견을 딛고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엘파바의 도약과 그 곁의 글린다의 연대와 우정의 서사가 핵심이다. 이번 영화는 엘파바가 초록의 마녀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각성하는 순간 막을 내린다. 뮤지컬에서 1막에 해당하는 이야기까지 다뤘다. 다행히 신시아 에리보가 부르는 뮤지컬의 대표 명곡인 ‘디파잉 그래피티'(Defying Gravity)는 들을 수 있지만, 각성한 엘파바가 펼치는 드라마틱한 모험은 온전히 2부에 나온다. 1부의 러닝타임이 160분에 달하는데도, 전반부의 이야기만 담은 선택에도 반응이 엇갈린다.
존 추 감독은 이번 ‘위키드’가 이야기의 파트1에 해당한다는 표기를 따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엔터테인먼트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두 편으로 나누려면 첫 번째 영화가 만족스러워야 한다”고 밝혔다. “끝났을 때 ‘다음 영화를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싫다”고 밝혔다. 파트를 나눠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영화가 아닌, 그 자체로 한편의 완성된 작품이길 바랐다는 의미다.
‘위키드’ 측은 2부의 공개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1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내년 11월 개봉을 계획 중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완전한 ‘위키드’를 확인하기까지 앞으로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개봉 첫 주말을 거치면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위키드’는 토요일인 23일 21만4847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해 개봉 이후 이날까지 45만5277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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