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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세트가 벗겨낸 ‘오징어 게임2’의 베일..’OX’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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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2 숙소의 모습. 밑바닥에 O와 X가 크게 표시됐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요즘 편가르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인 갈등도 있고,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세대, 성별, 지역, 계층 등 편을 가르고 선을 긋고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되면 틀리다고 말하고, 공격하고 갈등한다. 그것에 대한 풍자적인 요소로 O와 X를 통해 ‘서로 간의 구별’을 시즌2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로 녹여냈다.”

지난해 12월 충청도 모처에 세워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 세트에서 황동혁 감독은 그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전편에서 첫 번째 게임 이후 게임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결정하는 ‘OX’ 선택을 발전시켜 각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에게 이를 이어갈지 투표의 기회를 주는 새로운 규칙을 선보인다. 황 감독은 “남을지 혹은 나갈지, O와 X로 선택한 것에 따라 무리가 나뉘게 되고, 그로 인해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장치를 시즌2에 삽입했다”며 숙소 세트와 의상 등을 통해 “비주얼적으로” 드러낸다고 밝혔다.

● 채경선 미술 감독이 밝힌 ‘숙소·핑크 미로 복도’ 탄생 비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로 참여한 채경선 미술감독도 “선택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이를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오징어 게임’을)상징하는 숙소의 모습에 많은 변화를 주지 않고 어떤 포인트를 줄까 고민하다 황 감독이 바닥에 OX를 (깔자고)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훈(이정재)의 복수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의 흐름이니 조명을 조금 어둡게 설치했고, 이에 OX가 불을 밝혔을 때 대비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채 감독은 “OX가 갖고 있는 직관적인 느낌은 ‘너랑 나랑 다르고 네가 맞고 내가 틀리다’ 그런 대립의 시작”이라며 “(OX의)색깔도 사회적 이념이나 전 세계적으로 기호화된 걸 의미하는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선택했다. 조명을 바닥에 넣었는데 LED 불빛을 내서 밤에 불이 꺼지면 OX가 환하게 밝혀져는 효과를 갖게 됐다”고 짚었다.

채경선 미술감독 등 제작진은 극중 456명의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머무는 숙소와 이들이 ‘생존을 건’ 게임을 하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핑크 미로 복도를 공개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 같은 숙소 세트를 완성하는 데 두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전체 평수는 1322제곱미터(400평)으로 시즌1보다 넓어졌고, 높이도 키웠다. 시즌1이 11m였다면, 시즌2는 13m로 올려 조금 더 웅장한 규모감을 선보인다.

지난 시즌에 이어 시즌2에도 등장하는 핑크 미로 복도. 사진제공=넷플릭스

핑크 미로 복도는 시즌1과 똑같은 설계 방식과 디자인으로 작업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렇지만 숙소 세트와 마찬가지로 규모감을 강조했다.

채 감독은 “(시즌1보다)통로가 더 추가되고 높이감도 올렸다. 전체적인 평수는 95평에서 3~40평을 더 넓혀 120평 정도의 규모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의 미술 콘셉트를 정할 때 “유아적인, 어린 동심의 색깔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며 “대표적인 색깔로 핑크를 선택했고, 미로 복도는 핑크가 주되게 표현된 공간이라 시즌1 당시 (진행했던)페인트집을 찾아가 똑같이 색을 맞춰서 작업했다”고 강조했다.

착시 효과를 이용한 그림을 많이 그린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의 작품에 영감을 얻었다는 채 감독은 “에셔 작품의 모순과 역설을 ‘오징어 게임’의 주제와 맞게 표현을 하고 싶어 참고해 디자인했다”면서 “시즌2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갈등과 관계, 입체적인 감정들의 표현이 많이 나온다. 미로 복도의 통로들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오는 갈등과 대립, 사건들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복도를 통과하면서 나오는 공간들도 기대해 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시즌2 숙소의 모습. 게임 참가자들이 대형 O와 X 앞에 서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시즌2 작품 실망? “기대 저버리지 않겠다”는 황동혁의 다짐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글로벌 히트작이다. 공개 이후 13주 동안 총 22억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에미상의 남우주연상(이정재)과 감독상(황동혁) 등 6개 부문을 수상하는 대기록도 세웠다. 주연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은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황 감독은 “제가 만든 작품이 화제가 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만들기도 전에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 일은 처음이라 무척 낯설고 어색하고 부담이 많이 된다. 계속 그 부담감 속에서 촬영했다”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기다리고 궁금해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는 털어놓았다.

시즌1 이후 3년 만인 올해 12월26일 공개되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시즌1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1편에서 최종 우승자가 돼 상금을 거머쥔 기훈은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다시 한번 게임에 참가해 프론트맨(이병헌)과 치열하게 대결한다. ‘오징어 게임’은 내년 공개 예정인 시즌3로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시즌1은 성기훈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돌아서는 것으로 끝이 난다”고 설명한 황 감독은 “시즌2는 그런 성기훈을 쫓아가는 이야기다. 자신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시 이 게임장으로 돌아오고, 이 안에서 게임을 하면서 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함께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해내려는 노력이 시즌2의 주된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이 미로 복도 세트에서 스태프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1에 이어 이정재와 이병헌, 위하준, 공유가 출연하고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박규영, 조유리, 강애심, 이다윗, 이진욱, 최승현(탑), 노재원, 원지안 등이 새롭게 합류한다.

황 감독은 “불행히도 인기 있는 모든 캐릭터를 거의 다 죽여버려 새로운 인물들이, 배우들이 새 시즌에 투입됐다”며 “젊은 배우들이 많이 캐스팅돼 짐작하겠지만, 시즌1보다 젊은 참가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세대와 연령과 성별의 참가자들이 시즌2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시즌1에서는 기훈과 상우(박해수)가 어린 시절 동네 친구 계로 등장하는데, 시즌2에는 더 많은 사적인 관계의 참가자들이 등장한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촬영 6개월 정도를 남긴 상황에서 황 감독은 “요즘 다들 ‘시즌2가 다들 별로 안 좋다’ ‘나오는 작품마다 실망이 크다’ 이런 걱정들을 기사를 통해서 접하고 있다. ‘과연 그럼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어떻게 될 것이냐’라는 걱정도 알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기대에 저버리지 않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보겠다. 기다려 달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핑크 미로 복도에 서 있는 ‘오징어 게임’의 진행요원.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2는 시즌1과 달리 매번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게임을 이어갈지에 대한 투표가 이루어진다는 새로운 규칙을 선보인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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