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가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모습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고, 다시 그 시기를 지나고 있어서 더 가깝게 느껴졌죠. 어떤 마음인지 잘 알기 때문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배우 김민주가 오는 6일 개봉하는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제작 무비락)에서 본인이 연기한 가을에 대해 이같이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김민주가 무대 위에서 빛을 내던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의 멤버가 아닌 스크린을 누비는 배우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영화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주에게서는 첫 스크린 주연작을 세상에 내놓는 떨림과 긴장이 동시에 느껴졌다. 커다란 스크린 속 자신의 모습이 “신기했다”고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더욱 커 보였다.
김민주는 오디션으로 ‘청설’에 합류했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는 감독님과 시나리오에 대해 얘기했고, 두 번째 만났을 때 연기 오디션을 봤다”면서 수어를 아직 배우기 전이지만 “따로 연습을 열심히 해갔다. 영상도, 인터뷰도 열심히 봤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제가 이 작품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자 하는 마음에 준비를 많이 해갔다”는 그는 ‘청설’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돌이켰다. 그렇게 김민주의 진정성은 통했고, 가을은 김민주가 맡게 됐다.
● 수어와 수영 “제 세상이 넓어졌어요!”
김민주는 청각장애를 지닌 수영선수 가을 역을 맡아 자신을 정성껏 돌보는 언니 여름(노윤서), 그런 여름에게 첫눈에 반한 용준(홍경)과 함께 극을 이끈다.
가을은 물속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느끼는 인물. 극중 올림픽 금메달을 꿈꿀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김민주는 그런 가을을 위해 수어와 수영을 동시에 배웠다. 수어는 석 달 가까이 익혔고, 수영은 거의 다섯 달을 훈련했다.
김민주는 수어 학습에 대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몇 배로 더 연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에게 대본 이외의 단어도 알려달라고 하고, 평소 하는 말을 수어로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수어는 비언어적 표현이 훨씬 중요한 만큼, 표정이나 손짓을 할 때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했어요. 감정에 충실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다양한 표정이)나오더라고요. 무엇보다 눈을 보고 대화하니까 함께하는 배우들과 감정적으로 교류한다는 느낌을 받았죠.”
김민주에게는 하나의 미션이 더 있었다. 바로 수영이다. 처음에는 “물이 무서워서 뜨기까지 어려웠지만 그걸 극복한 뒤에는 익숙해졌다”는 김민주는 “실제 선수들이 수영하는 영상을 보면서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 수어와 수영 둘 다 몸에 익으니까 가을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어요. 그래도 열심히 한 덕분에 가을이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수어랑 수영을 배움으로써 제 세상이 한층 더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뿌듯하고 감사하더라고요.”
● 가수와 배우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2018년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듀스 48’에 참가해 최종 선발된 뒤 아이즈원으로 2021년까지 활동한 김민주는 ‘비주얼 멤버’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19년 독립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로 연기를 시작해 MBC 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2022년)과 SBS ‘커넥션'(2024년) 등에 출연했지만 아이돌로서의 존재감이 더욱 큰 것도 사실이다.
이에 아이즈원 활동 종료 후 김민주는 배우로서 활동하기 위해 실력을 갈고닦는 시간을 보냈다. “아이즈원 이후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었다”고 한 김민주는 “좋은 시기에 ‘청설’을 만났고, 정말 잘 해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본인을 ‘아이돌 출신 배우’로 보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은 김민주에게 없었다.
“아이즈원으로 (저를)기억해 주는 건 정말 감사해요. 좋게 봐주셨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어릴 때 아역도 잠깐 했고, 연기에 대한 마음을 키워왔죠. 그래서 다른 것보다 가을을 잘 소화하자는 생각이 더 컸어요. 집중해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는 “무대를 좋아했다. 팬미팅도 계획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무대도)해보고 싶다”면서도 “지금은 연기에 집중하는 시기이고, 100% 몰입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배우로서 힘을 쏟아부을 때 “승부욕 강하고, 자신의 모든 시간을 꿈에 쏟는” 가을은 실제 김민주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반성도 하고 닮고 싶기도 했다”면서 남은 20대는 “꿈을 위해서 쓰고 싶다”고 했다.
“연기자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현재 목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설’은 이제부터 시작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나중에 이 작품을 되돌아봤을 때 저의 ‘시작’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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