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역경을 딛고 최고의 국극 배우를 꿈꾸는 윤정년 그 자체가 된 배우 김태리의 활약이 안방극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예상대로 시청률 10%를 가뿐하게 넘어서면서 또 다른 기록까지 넘보고 있다.
긍정의 에너지로 뭉친 김태리의 원맨쇼에 힘입어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가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2.7%(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달성했다. 지난 12일 첫 방송에서 4.8%로 출발해 2회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한 8.2%를 기록한 데 이어 3회의 9.2%를 딛고 20일 방송에서 정점을 찍었다. 첫 회 성적과 비교하면 수직 상승이다. 본 방송 이후 디즈니+, 티빙 등 OTT 플랫폼을 통해서도 작품이 공개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본 방송에 집중된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된다.
이제 관심은 또 다른 기록 탄생으로 향하고 있다. 전체 12부작인 ‘정년이’가 방송 4회 만에 10%대에 안착한 만큼 앞으로 펼쳐지는 정년이의 치열한 분투와 성장의 이야기에 힘입어 기록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이’의 최고 시청률과 더불어 타이틀롤 김태리가 그동안 주연한 드라마의 최고 기록까지 넘볼 수 있을지 주목받는다.
김태리는 2016년 영화 ‘아가씨’로 데뷔해 지금까지 드라마 3편의 주연으로 활약했다. ‘정년이’는 4번째 주연 드라마다. 시작은 2018년 이병헌과 호흡한 tvN ‘미스터 션샤인’. 조선 후기 외세의 거센 침략에 맞서 주권을 지키려는 강인한 인물 고애신 역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김은숙 작가의 탁월한 극본과 이병헌을 비롯해 변요한, 유연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에 힘입어 김태리는 ‘미스터 션샤인’ 방송 당시 18.1%의 최고 시청률을 이끌었다. 지금까지 깨지지 않은 김태리 주연 드라마의 최고 성적이다.
김태리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익숙한 로맨스도, 오컬트 공포도, 전혀 새로운 장르처럼 다가온다. 2022년 주연한 SBS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지난해 공개한 SBS ‘악귀’가 그렇다. 펜싱 국가대표를 꿈꾸는 나희도의 찬란한 청춘을 그릴 때도, 악령에 잠식 당한 비극적인 운명을 벗어나려 분투할 때도 김태리는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그만의 새로운 캐릭터와 장르를 구축했다. 이번 ‘정년이’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성과도 따랐다. 지난해 ‘악귀’를 통해 데뷔하고 처음 SBS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다만 시청률 면에서는 ‘미스터 션샤인’을 넘어서지 못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과 ‘악귀’는 각각 최고 시청률 11.5%, 11.2%에 머물렀다. 이 같은 성적을 ‘정년이’가 방송 4회 만에 가뿐하게 넘어선 만큼 과연 ‘미스터 션샤인’의 성과에 가닿을지 시선이 향한다.
‘정년이’는 12부작 구성에 맞춰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목포의 시골 마을에서 생선을 팔던 정년이가 국극의 스타 문옥경(정은채)의 눈에 띄어 서울의 유명 국극단에 입단하는 과정부터 그 안에서 천재적인 실력을 증명한 춘향뎐의 파격적인 무대까지 빠르게 몰아쳤다. 다방에서 몰래 노래를 부르다 국극단에서 쫓겨나고, 이번에는 신인 가수로 데뷔를 준비하는 모습까지 쉼 없이 그려졌다. 정년이의 위기와 성장, 또다시 시작하는 갈등, 분투를 빠른 속도로 다루면서 시청자의 시선을 단단히 붙잡고 있다.
1950년대 여성 국극의 세계를 배경으로 최고의 배우를 꿈꾸는 정년이의 도전을 그린 ‘정년이’는 김태리를 중심으로 정은채, 신예은, 라미란 등 배우들의 활약에 힘입어 안방극장 화제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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