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음악으로 사랑받는 이찬혁‧이수현 남매의 듀오 악동뮤지션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의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2019년 발표한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가 차트 역주행을 이루고 있다.
악동뮤지션과 노벨 문학상의 역사를 쓴 한강 작가는 얼핏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이들은 노래를 매개로 공감을 나눴다. 한강 작가가 과거 악동뮤지션의 이 노래를 듣다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고,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강 작가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악동뮤지션의 노래까지 덩달아 화제의 중심이 됐다.
한강 작가는 2021년 출판사 문학동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당시 출간한 책 ‘작별하지 않는다’ 집필 때 들었던 노래들을 소개했다. 작가는 초고를 완성하고 택시를 탔다가 마침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가 들었다고 돌이켰다. 이미 알고 있던 노래였지만 그날따라 다르게 다가왔고 “마지막 부분의 가사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도 말했다.
한강 작가가 언급한 대목은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라는 내용으로 이어지는 가사다. 이찬혁이 가사를 썼다.
이 곡은 13일 오후 6시 현재 음원 플랫폼 멜론의 실시간 차트인 톱100에서 21위에 올라 있다. 나온지 5년이 지난 곡인 만큼 순위에서 멀어졌지만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톱100에 다시 진입했고, 매일 순위가 거듭 상승하고 있다.
악동뮤지션뿐 아니라 ‘흰’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가수 박혜원도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흰이라는 이름은 한강의 동명의 소설 제목에서 가져왔다. 이런 사실도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화제를 모았고, 흰의 노래들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흰은 SNS를 통해 “소설 ‘흰’에 수록된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렵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라는 구설에 영감을 받아 활동명을 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문장을 통해 개인으로, 음악인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풍파나 상처가 있더라도 순수한 마음을 담아 음악을 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한강 작가는 음악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왔다. 지난 2007년에는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를 출간하면서 부록으로 음반을 수록하고 자작곡 ‘나무는 언제나 내 곁에’,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등 노래를 선보였다. 감성을 적시는 특유의 목소리로 시와 소설 낭송에 자주 참여한 한강 작가가 직접 노래하는 모습은 문학동네 등 여러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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