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스릴러, 로맨스, SF, 애니메이션까지. 넷플릭스가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인다.
넷플릭스는 지난 4일 부산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라는 타이틀로 내년 한국영화 라인업을 발표했다. 영화와 시리즈 부문을 담당하는 김태원 디렉터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와 철학”이라며 “이를 위해 기성과 신인을 나누지 않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창작자들과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청자들의 취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 재미를 가진 이야기와 톡톡 튀는 이야기를 함께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상호 ‘계시록’→김태준 ’84제곱미터’
이날 공개된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계시록’, 남궁선 감독의 ‘고백의 역사’, 변성현 감독의 ‘굿뉴스’, 김병우 감독의 ‘대홍수’, 이태성 감독의 ‘사마귀’, 한지원 감독의 ‘이 별에 필요한’, 김태준 감독의 ’84제곱미터’, 7편이다.
먼저,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준열과 신현빈이 주연한다.
연상호 감독은 “류준열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완벽하게 체화해서 대사를 하려고 집요하게 노력하고, 신현빈은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몰입력이 좋다”며 “두 배우의 리얼한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류준열과 신현빈이 그릴 앙상블을 기대케 했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과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명, 신은수, 차우민, 윤상현, 강미나 등 청춘 배우들이 출연한다.
남궁선 감독은 “아직 세상에 순수하고 좋은 것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만들고 있는 즐거운 에너지에 관한 영화”라며 “맑고, 즐겁고, 에너지가 있는 배우들로 캐스팅했는데 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같다”라고 싱그러운 청춘 로맨스를 예고했다.
‘굿뉴스’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다.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길복순’에 이어 또 한번 만났다.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에서 설경구를 빳빳하게 펴겠다는 일념이 있었는데 이제는 심하게 구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제대로 구겨볼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김다미, 박해수가 호흡을 맞췄다.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이다. ‘사마귀’는 ‘길복순’의 스핀오프(오리지널 영화 또는 드라마에서 파생된) 작품으로, 이태성 감독이 연출하고 변성현 감독과 함께 각본을 썼다.
‘이 별에 필요한’은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 제이의 장거리 연애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김태리 홍경이 목소리 연기를 한다.
한지원 감독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동작과 연기에 어떻게 하면 김태리, 홍경의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애니메틱이라는 과정을 통해 중요한 장면들의 연기를 부탁드렸고, 어떤 장면들은 폭발적으로 리얼한 연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기대감을 갖게 했다.
’84제곱미터’는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하늘, 염혜란, 서현우가 출연한다.
김태준 감독은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다보니, 아파트라는 획일화된 공간의 구조나 마감들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구현을 해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공간들의 현실적인 톤을 놓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다채롭게 표현을 해보려고 노력했다”고 현실 스릴러를 예고했다.
●치솟는 출연료, 넷플릭스도 “고민”
한편 이 자리에서는 배우들의 출연료 상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출연료 상승이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져서 결과적으로 K-콘텐츠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콘텐츠 업계의 목소리다. 이와 관련 자본력을 가진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그 책임이 있다고 지적돼왔다. 김태원 디렉터는 “출연료 문제는 나와 제작자, 감독님들이 똑같이 느끼는 고민”이라며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적으로 사랑받을 만큼 성공하고 있지만 이렇게 제작비가 늘어나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출연료에 대한 어떤 가이드라인이나 규제를 정해 놓고 있지 않지만 작품에 맞게 드리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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