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판’. 요즘은 쓰지 않는 단어이지만 1980~1990년대는 흔했던 ‘방문 판매’를 줄인 ‘방판’을 다룬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아온다.
1992년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커다란 가방을 든 여성들의 비밀스러운 방문이 시작된다. 서로 다른 이유로 자립을 꿈꾸는 4명의 주인공이 그 가방에서 잠자고 있던 은밀한 욕망을 일깨우는 위험한 물건들을 꺼낸다. 12일 첫 방송하는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연출 조웅)의 이야기다.
배우 김소연과 김선영, 김성령, 이세희가 주연한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나누기 어려웠던 1992년 한적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성인 용품 판매에 뛰어든 4명의 주인공이 쌓아가는 우정과 자립을 다룬다. 각종 용품을 은밀하게 감추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방판’을 벌이는 주인공들이 쌓아가는 유쾌한 코미디를 내세운다.
● 아들 학원비, 월세 내려고 방판 나선 인물들
1990년대를 배경으로 레트로 분위기를 녹인 ‘정숙한 세일즈’는 지금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당대 시대상을 다룬다.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그때 시골마을 여성들의 시선을 단번에 빼앗는 각종 용품들을 판매하는 주인공들과 이들이 마주하는 각양각색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버무린다.
아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월세를 내기 위해 방판을 시작하는 주인공들이 험난한 세상과 마주하면서 성장하는 과정도 녹아 있다. 이를 통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의 자립이 어려웠던 당시 시대 분위기까지 아우른다.
위험한 ‘방판’을 시작하는 4인으로 김소연과 김선영, 김성령, 이세희가 나선다.
그 중심인 김소연은 최근 주연한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와 tvN ‘구미호뎐’ 등에서 보인 ‘악하고 강한’ 얼굴을 벗고 이번 ‘정숙한 세일즈’를 통해 오랜만에 코미디로 돌아온다.
최근 쌓인 강한 이미지를 깨고 싶은 마음에 색다른 작품을 찾았다는 그는 “드라마에서 성인용품을 파는 게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다”면서도 “동시에 도대체 뭘 할까 궁금하고 호기심도 발동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느낀 궁금증이 시청자에게 가 닿기를 바랐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김선영과 김성령도 ‘정숙한 세일즈’에서 만난다.
김선영은 남편과 워낙 금슬이 좋아 다둥이 엄마가 된 서용복 역으로, 김성령은 ‘방판’ 멤버들 가운데 맏언니이자 브레인으로 활약하는 오금희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 전반에 강력한 코미디를 담당하는 투톱이다. 싱글맘 이주리 역은 신인 이세희가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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