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두 편의 영화가 꾸준한 관객의 선택에 힘입어 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냈다.
독립‧예술영화로 지난 11일 개봉한 ‘그녀에게’와 ‘장손’이 29일 또 한번 나란히 누적관객 2만명(영화진흥위원회입장권통합전산망)을 넘어섰다. 이들 영화가 담은 이야기와 메시지에 공감하는 관객의 관심이 지속된 결과다.
배우 김재화가 주연한 ‘그녀에게'(감독 이상철‧제작 애즈필름)는 장애를 지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다. 직장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승승장구하던 엄마 상연(김재화)이 어렵게 낳은 쌍둥이 자녀의 발달 장애 판정 이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장애를 극복의 대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으로 바라보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그녀에게’는 규모를 갖춘 상업영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상영관에서 관객과 만났다. 그마저도 최근 급감한 상황. 개봉 3주째 주말인 29일에도 전국 16개 스크린에서 16회차 상영했을 뿐이다. 이런 한계에도 이날 누적 2만9명을 기록하면서 작품의 가치를 증명했다.
특히 ‘그녀에게’는 최근 작품의 메시지에 공감한 관객들을 중심으로 공동체 상영 등 단체관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최종 관객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녀에게’와 같은 날 개봉한 ‘장손'(감독 오정민‧제작 영화사 대명) 역시 29일까지 누적 2만830명을 기록했다. 이날 48개 스크린에서 50회차 상영한 영화는 갈수록 입소문이 확산하면서 극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려는 관객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장손’은 3대가 모인 제삿날, 가족의 밥줄이 달린 두부공장의 운영 문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다. 설상가상 가족의 장손(강승호)이 두부공장을 물려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파국은 시작된다. 이른바 ‘K 가족’의 진면목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정겨운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웃기면서도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그녀에게’와 ‘장손’ 등 독립‧예술영화로 분류돼 상영 중인 영화들은 극장 상영관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비긴 어게인’ ‘소년시절의 너’ ‘로봇 드림’ 등 재개봉 영화들까지 쏟아지면서 스크린 확보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이런 가운데 소규모 자본을 통해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가족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영화들이 나란히 2만 관객을 동원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편 ‘그녀에게’와 ‘장손’을 비롯해 같은 시기 상영 중인 ‘해야 할 일’과 ‘딸에 대하여’까지 4편의 영화의 감독과 일부 배우들은 10월2일 낮 12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작품을 순차 상영하고 함께 모여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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