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동원은 신작 ‘설계자’에서 역할을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했다고 한다. 외적으로 날카로워 보이기 위해 4kg 가량을 뺐고, 현재 몸무게가 67kg 쯤이라고 밝혔다.
강동원의 키가 186cm가 넘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모델 출신일지라도 결코 쉽지 않은 감량이었을 터. 하지만 이 같이 쉼 없는 관리와 노력으로 강동원은 40대에도 변치 않는 비주얼을 유지한다.
강동원의 비주얼과 연기 변신이 담긴 영화는 ‘설계자’다.
[리뷰: 포테이토 지수 84%] ‘설계자’, 진실 가리는 정교함 아쉽지만 ‘시간 순삭’
영일(강동원)은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그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 달라는 한 여성의 의뢰가 들어온다.
그녀의 아버지는 차기 검찰 총장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인물이라는 리스크에도 영일과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은 의뢰를 받아들여 작전에 돌입한다.
영일 팀의 설계대로 후보자가 사망하면서 무탈하게 지나가는 듯 보였던 작전은, 갑자기 사라진 재키로 인해 틀어지기 시작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재키를 봤다는 월천의 얘기에 영일은 버스 정류장에 갔다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버스를 가까스로 피해 목숨을 구하고, 때마침 그곳에 도착한 점만이 버스에 들이받혀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점만의 죽음은 자신이 아꼈던 짝눈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고, 영일은 점만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님을 직감한다.
살인을 사고로 둔갑시키는 또 다른 설계자, 청부 살인 조직이 있음을 의심하게 된 영일이 이들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가 ‘설계자’의 골자다. 그 과정에서 영일의 의심과 의혹을 커져만 간다.
자신이 조작해온 사건들 때문에 주변과 세상을 향한 불신과 불안이 깊어지는 주인공의 아이러니한 상황이,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는 언론과 음모를 확대 재생산하는 여론 사이버렉카(짜집기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유튜버)를 함께 비추며 영화는 진실을 가리는 세상을 꼬집는다.
영화는, 여러 곳에 맥거핀(트릭)을 심어놓고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진실은 무엇인지’ 추리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흥미를 돋운다. 그러나 정교함이 떨어지는 사고 위장 기술이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하지 못하는 흠이 있다.
강동원은 ‘설계자’에서 보이지 않는 적 때문에 시종일관 경계심과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얼굴로 극에 긴장감과 불안감을 조성한다. 전작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퇴마사로 능청스럽기 짝이 없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과 180도 다른 얼굴이다. 악역은 아니지만 인간미 부족한 캐릭터로 데뷔 이래 가장 서늘한 얼굴을 보여준다.
여기에 러닝타임이 99분이라는 점은 상영시간이 2시간을 넘기는 영화들 사이에서 꽤 유효한 경쟁력이 될 것 같다. 러닝타임을 100분 안에 맞추면서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이야기가 지루할 틈을 만들지 않는다.
‘설계자’는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년)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고시원에 살면서 120만원의 수도요금을 청구받은 아들을 대신해 고시원의 수상함을 파헤치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데뷔작 ‘범죄의 여왕’으로 주목받은 이요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연출 : 이요섭 / 출연: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김홍파, 김신록, 이현욱, 이동휘, 정은채, 탕준상 / 제작 : 영화사 집 / 개봉 : 5월29일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범죄 / 러닝타임: 9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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