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포테이토 지수77%] 영화 ‘시티헌터’, 어이없이 터지네…명랑만화 품었다
온갖 네온사인과 빌딩 숲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도쿄 신주쿠의 한 건물 위에 어떤 이가 서 있다. 다부진 체격의 이 남성은 수영복을 입고 있는 여성을 쳐다보며 ‘불끈이’를 외친다. 비호감을 자처하지만 사건이나 해결하라는 파트너의 말에 표정을 바꾼다. 로프를 타고 빌딩을 가로지르며 단번에 적에게 돌진한다.
백발백중의 명사수인 사에바 료(스즈키 료헤이)의 ‘원맨쇼’라고 불러도 좋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시티헌터'(감독 사토 유이치)의 오프닝이다.
이 작품은 1985년에 첫 연재된 일본 작가 호조 츠카사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원작만화는 1980년대 후반 도쿄를 배경으로, 해결사인 사에바 료가 미녀 의뢰인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내용을 담아 (단행본 기준)전 세계 5000만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올리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 믹스를 펼쳤고, 홍콩과 프랑스에서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국내서 2011년 방송된 이민호 주연의 SBS 드라마 ‘시티헌터’ 역시 이 작품이 원작이다.
4월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시티헌터’는 일본에서는 처음 실사화된 영화로 주목받았다.
공개와 동시에 53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했다. 국내서도 2일 기준 쟁쟁한 최신등록 영화를 제치고 ‘오늘 대한민국 톱10 영화’ 1위에 올라 있다. 이에 스즈키 료헤이가 직접 자신의 SNS에 한국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 코믹하고, 과장된…B급영화의 표본
스토리 전개는 단순하다. 료가 파트너의 죽음 이후 그의 동생과 한 팀이 되어 인체 실험을 자행하는 거대 비밀조직과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사설탐정 료는 여동생인 쿠루미(하나무라 아스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료와 그의 파트너 마키무라 히데유키(안도 마사노부)는 한 야쿠자 조직의 사무실에서 위협받고 있던 쿠루미를 구해내지만, 그녀는 이해할 수 없는 신체능력을 발휘한 뒤 도망쳐 두 사람을 당황하게 한다.
이후 히데유키가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죽임을 당한다. 알고 보니 히데유키는 쿠루미에게 약물을 주입한 거대 조직을 홀로 조사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그렇게 료는 그의 여동생인 마키무리 카오리(모리타 미사토)와 함께 한 팀이 돼 어둠의 세력을 추격한다.
시종일관 코믹하고 과장된 연출로 B급영화의 표본을 보여주는 ‘시티헌터’는 액션과 코미디의 조화로 킬링타임 영화의 매력을 보여준다.
주인공 료는 종잇장처럼 가볍다가도 사건을 해결할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하다. 이를 소화한 스즈키 료헤이의 매력이 단연 빛난다. 영화 ‘변태가면’ ‘내 이야기!!’ 등 만화적인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왔던 스즈키 료헤이는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에 머물 수 있는 료의 모습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공개 이후 “스즈키 료헤이가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원작의 팬이기도 한 스즈키 료헤이는 제작 초기 단계부터 회의에 참여하며 료의 캐릭터를 함께 구축해왔던 걸로 알려졌다.
액션 장면 역시 명랑만화처럼 경쾌하게 그려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지만 성적인 묘사가 강한 부분은 ‘불호’다.
료는 신주쿠의 해결사로 총이면 총, 주먹이면 주먹 그 누구도 제압할 수 없는 인간 병기지만, 여자를 너무 밝히는 ‘호색한’이다. 이 과정서 여성의 신체에 포커스를 맞추는 등 노골적인 카메라의 시선이 잇따른다.
스즈키 료헤이가 팬티만 입고 일명 ‘불끈이 춤’을 출 때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지지만,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연출 : 사토 유이치 / 각본 : 미시마 타츠로 / 출연: 스즈키 료헤이, 모리타 미사토, 안도 마사노부 / 플랫폼: 넷플릭스 / 공개일: 4월25일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액션, 코미디, 건 액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