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포테이토 지수 72%] ‘고질라 X 콩’, 포효와 난투극으로 채운 헐거운 팀업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 전작 ‘고질라 VS. 콩’에서 제대로 맞붙었던 고질라와 (킹)콩이 이번에는 한 팀을 이뤄 거대한 위협에 맞선다.
2021년작 ‘고질라 VS. 콩’은 고질라와 콩이 한 작품에서 빅매치를 펼친다는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콩은 ‘핵펀치’를 날리고, 고질라는 방사 열선을 뿜어내는 등 거대한 육탄전으로 쾌감을 자아냈다. 극 후반부 고질라와 콩이 최종 빌런인 ‘메카 고질라’와 함께 싸우며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27일 개봉한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는 2014년 ‘고질라’로 시작해 ‘콩:스컬 아일랜드'(2017년) ‘고질라:킹 오브 몬스터'(2019년) ‘고질라 VS. 콩’으로 이어진 ‘몬스터버스'(Monsterverse)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다.
몬스터버스는 ‘괴수(Monster)와 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할리우드 영화사인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 브러더스의 괴수영화 시리즈를 일컫는다.
괴수들의 인정사정없는 난투극을 그린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이들은 밑도 끝도 없이 사납게 포효하며 주먹과 꼬리 등으로 사정없이 주변을 때려 부순다. 도시를 초토화시키고, 피라미드의 반을 날려 버리는 과감한 액션은 입을 벌어지게 하고 아드레날린을 치솟게 한다.
그렇지만 이전 시리즈에서도 지적됐듯이 개연성은 찾기 어렵다.
‘괴수의 왕’들이 한 팀을 이루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헐겁다. 고질라와 콩의 본격적인 팀플레이로 나아가는 과정의 서사가 단순하다 못해 부실해 몰입도를 낮춘다.
● 고질라와 콩이 의기투합한 사연은?
고질라와 콩의 대결 이후 콩은 지구 안의 또 다른 지구이자 고향인 ‘할로우 어스'(Hollow Earth)에 남는다.
콩은 그곳에서 애타게 찾던 유인원 부족을 발견하다. 그렇지만 이들은 푸른 눈의 폭군인 ‘스카 킹’의 지배로 핍박받고 있었다.
지상에 머물며 깊은 동명에 빠진 고질라는 알 수 없는 신호로 인해 깨어난다. 고질라는 방사능을 최대치로 흡수하는 등 마주할 위협에 대비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콩과 고질라는 할로우 어스뿐만 아니라 지상 세계까지 노리는 스카 킹을 막기 위해 적대적인 관계이지만 잠시 싸움을 멈추고 의기투합한다.
● 볼거리 가득, 큰 화면에서 봐야 하는 이유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는 콩이 할로우 어스를 내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광활한 그곳은 원시적인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미지의 공간으로, 압도적인 영상미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로마, 이집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 현실 세계의 다양한 도시를 넘나들며 초거대 괴수들이 지구 안팎을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며 육중한 타격감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안긴다.
핑크빛 등지느러미를 자랑하는 고질라, 손에 ‘건틀렛’을 장착한 콩 등 진화한 괴수들과 함께 긴 팔로 거대한 채찍을 휘두르는 스카 킹, 모든 것을 얼어붙게 하는 고대 괴물 시모, 사랑스러운 눈망울과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고약한 성깔의 ‘미니 콩’ 수코 등 새롭게 등장하는 괴수 캐릭터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몬스터버스 시리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인기가 낮은 편이다. ‘콩:스컬 아일랜드’가 168만명을 모았으나 이후 개봉한 ‘고질라:킹 오브 몬스터’는 35만명이 관람했다. 특히 몬스터버스 영화 중에서도 높은 오락성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고질라 VS. 콩’은 70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국내에서 관심도가 낮은 시리즈물인데다가 이미 전작에서 보여준 고질라와 콩의 협업을 담은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감독 : 애덤 윈가드 / 출연: 레베카 홀,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댄 스티븐스, 케일리 하틀 외 / 장르: 괴수, 모험, 액션, SF / 개봉: 3월27일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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