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테이토 지수 84%] ‘가여운 것들’, 프랑켄슈타인 된 엠마 스톤 연기가 일품
오는 11일(한국시간) 전 세계 영화인과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가운데, 배우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 수상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요고르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을 통해서다.
엠마 스톤은 ‘가여운 것들’에서 천재이자 괴짜 과학자 갓윈 백스터(윌렘 대포)에 의해 되살아난 여성 프랑켄슈타인, 벨라 백스터를 연기했다.
벨라는 성인의 몸을 가졌지만 지능은 아기 수준. 집에 갇힌 채 갓윈의 보호와 교육을 받으며 빠르게 진화 중인 벨라는,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하자는 바람둥이 변호사 덩컨 웨더번(마크 러팔로)의 꼬임에 넘어가 함께 길을 나선다.
벨라가 덩컨과 함께 여행에 떠나며 영화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가여운 것들’은 벨라의 모험담이자 성장담을 그린 작품이다. 아이나 다름 없던 벨라가 직접 세상을 부딪쳐 성장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 담겼다.
벨라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글로 배우지 못한 ‘진짜 세상’을 알아간다. 벨라의 순수한 눈에 비친 상류사회의 위선적인 모습과 굶주림에 죽어가는 아이들을 통해 사회가 얼마나 부조리하고 불평등한지 풍자한다.
그 과정에서 벨라는 성적 쾌락을 좇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몸을 파는 행위로, 여성을 지배하고 통제하려 하는 남성의 잣대를 거부하는 파격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부분이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데다, 벨라가 미성숙한 상태에서 쾌락을 탐닉하는 까닭에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미지수다.
‘가여운 것들’은 엠마 스톤의 비범한 연기로 일찌감치 주목을 끌었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 낭만과 향수를 선사했던 ‘라라랜드’의 배우 지망생은, 새 작품에서 개조된 인간으로 분해 야만적인 모습부터 전라 노출을 감행하며 지금까지의 캐릭터들을 뛰어넘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엠마 스톤이 이 작품으로 지금까지 26개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이유다.
마크 러팔로는 엠마 스톤의 파격 연기 못지않은 유연한 연기로 작품에 매력을 더한다.
기이하고 번득이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이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가여운 것들’이 낯설거나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마크 러팔로가 엠마 스톤 옆에서 지질한 ‘하남자’로 끊임없이 유머러스한 상황을 빚으며 작품 속 세계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다.
‘가여운 것들’은 1992년 출간된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해 열린 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곧 열리는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총 11개 부문의 후보에 지명됐다.
엠마 스톤이 ‘라라랜드’에 이어 또 한번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쥘지 관심을 모은다.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 출연: 엠마 스톤, 마크 러팔로, 윌렘 대포 외 / 장르: 드라마, 로맨스 / 개봉: 3월6일 /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러닝타임: 1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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