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액션과 유머, 눈 못 떼게 하는 몰입감 최고”
9년 만에 서도철 형사가 돌아왔다. 첫 무대는 전 세계 배우들이 꿈꾸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리고 있는 칸 국제영화제였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자 터져 나온 박수는 류승완 감독이 소감을 말하기까지 무려 5분 동안 쏟아졌다.
21일 오전(한국시간)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인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가 영화제 메인 무대인 칸 팔레 데 페스티벌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선보였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장르성 강한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이 자리를 누구보다 꿈꿔왔던 류승완 감독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마음껏 즐겼다. 칸 국제영화제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립박수를 처음으로 맛본 정해인은 쑥스러워했고, 황정민은 손하트로 감사함을 표시했다.
엔딩 크레디트부터 류 감독과 황정민의 소감까지, 영화 상영 직후 10분 동안이나 뤼미에르 극장은 영화를 본 관객들의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 상영 후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좋은 영화”라며 “대형 화면에서 보면 더 굉장한 영화”라고 평가했다.
‘베테랑2’는 2015년 개봉해 134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모은 ‘베테랑’의 속편이다.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다’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박선우 형사(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내용이다.
오프닝은 황정민을 비롯해 오달수, 장윤주 등 ‘베테랑’의 강력범죄수사대가 돌아왔음을 강렬하게 알리며 활짝 포문을 열었다.
1편이 서도철과 조태오(유아인)라는 선과 악의 명확한 대결을 통해 범죄오락영화로서 큰 카타르시스를 안겼다면, 2편은 사법체계와 현실을 바라보는 신념의 대결을 그리며 전편과 달리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풍겼다.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를 과감하게 끌어온 류승완 감독의 고뇌가 엿보였다.
액션 키드로서 장르 영화를 일궈온 류 감독의 작품인 만큼 역동적인 액션은 시원하면서 통쾌함 안겼다. 유머 역시 돋보였는데, 특히 장윤주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극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독일 배급사 스플렌디드의 마르코 몰러스 이사는 “‘베테랑2’는 왜 우리가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라며 “수준 높은 액션 장면과 곳곳에 있는 유머 코드를 잘 집어내는 최고의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스페인 배급사 유플래닛 픽쳐스 루이스 데 발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몰입감이 뛰어난 작품”이라며 “특히 오프닝 시퀀스는 수년간 본 영화 중 최고였다. 뛰어난 액션과 서사가 조화된, 한 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류승완 감독은 “늦은 시간까지 관람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이 영화를 칸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분은 이 상영관까지 오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라고 물은 뒤 “저는 이곳에 오기까지 50년이 걸렸다”고 말해 웃음과 환호를 자아냈다. 이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무척 짧을 것 같다”면서 “관객들과 배우,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황정민은 “저는 여기 오는 데 하루 걸렸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하지만 여러분들의 무한한 애정과 사랑, 감사의 마음을 담고 기분 좋음으로 잘 돌아가겠다”면서 “이 따뜻함을, 영화를 사랑하는 고국 팬들께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CJ ENM 이미경 부회장도 함께해 국내외 영화계 관계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영화를 관람했다. 올해 영화제 심사위원이기도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레드카펫 위에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베테랑2’의 주역들. 왼쪽부터 황정민, 류승완 감독, 정해인.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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