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1위 ‘고질라 X 콩’, 한국에서 유독 시들한 까닭은?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에 대한 북미와 국내의 온도차가 극심하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북미에서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개봉한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는 오프닝 스코어(신작 개봉 후 금·토·일 성적) 8000만 달러(1081억원)를 달성하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이는 ‘몬스터버스터즈(Monsterverse) 시리즈의’ 전작인 ‘고질라 VS. 콩’의 오프닝 스코어(3162만 달러, 426억원)의 2배를 뛰어넘는 수치이자 ‘고스트버스터즈:오싹한 뉴욕’ ‘듄:파트2’ ‘쿵푸팬더4’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친 결과라 눈길을 사로잡았다. 같은 기간 2위에 오른 ‘고스트버스터즈:오싹한 뉴욕’은 같은 기간 1557만 달러(210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였다.
1일까지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의 글로벌 누적 수익은 2억285만 달러(2743억원)로, ‘듄:파트2’와 ‘쿵푸팬더4’에 이어 단숨에 2024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는 2014년 ‘고질라’로 시작해 ‘콩:스컬 아일랜드'(2017년) ‘고질라:킹 오브 몬스터'(2019년) ‘고질라 VS. 콩'(2021년)으로 이어진 몬스터버스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다.
몬스터버스는 ‘괴수(Monster)와 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할리우드 영화사인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 브러더스의 괴수영화 시리즈를 일컫는다.
이번 작품은 전작에서 제대로 맞붙었던 고질라와 (킹)콩이 한 팀을 이뤄 거대한 위협에 맞서는 내용이다.
전작인 ‘고질라 VS. 콩’은 고질라와 콩이 한 작품에서 빅매치를 펼친다는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극 후반부 고질라와 콩이 최종 빌런인 ‘메카 고질라’와 함께 싸우며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는 관람객 점수를 바탕으로 한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는 92%를 기록 중이다. 다만 전문가가 평점을 매기는 신선도 지수에서는 54%를 기록하며 관객과 평단의 평가가 엇갈렸지만, 북미에서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에서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국내에서 3월27일 개봉한 ‘고질라 X 콩:뉴 엠파이어’는 개봉 첫날 5만5662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이는 몬스터버스 영화 중 ‘고질라 VS. 콩'(3만8000여명)을 제외하고 전체 시리즈의 개봉일 관객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고질라 VS. 콩’이 팬데믹 여파가 한창일 때인 2021년도 3월에 개봉한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이번 작품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관심이 얼마나 낮은지 확인할 수 있다. 4월3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34만9791명이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몬스터버스 시리즈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실제 ‘콩:스컬 아일랜드’가 168만명을 모았으나 이후 개봉한 ‘고질라:킹 오브 몬스터’는 35만명이 관람했다. 특히 몬스터버스 영화 중에서도 높은 오락성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고질라 VS. 콩’은 70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이 작품은 고질라와 킹콩이라는 유명한 캐릭터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다.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둘의 만남은 그 자체가 이벤트로 작용해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면서도 “한국에서는 일부 마니아층이 있지만 광범위하게 팬층이 형성된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흥행을 유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리즈는 이전 작품을 감상한 경험이 중요한데, 한국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하면서 관객들의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