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작 ‘중경삼림’ 속 양조위의 등장신은 오늘날까지 레전드로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 장면이다. 단순히 극중 경찰 역의 양조위가 천천히 걸어와 상대 역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일 뿐인데 이 한 장면을 양조위는 로맨틱하고도 황홀하게 창조해냈다.
그야말로 배우 양조위가 자신의 매력과 순간의 눈빛으로 완성한 신인 것. 양조위뿐만 아니라 금성무, 임청하, 왕페이 등이 출연한 작품 ‘중경삼림’이 최근 재개봉해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양조위·유덕화 재회부터 ‘중경삼림’ 재개봉까지, 홍콩 스타들 출격
‘중경삼림’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영화 전성기를 이끈 대표 배우인 량차오웨이, 류더화 주연의 작품이 관객을 찾아온다. 누아르 장르의 신작을 통해 다시 한번 홍콩영화 전성기를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무간도’ 시리즈의 제작진과 주연 배우인 량차오웨이(양조위), 류더화(유덕화)가 20년만에 재회한 영화 ‘골드핑거’가 4월10일 개봉한다.
‘장웬지앙 감독이 연출한 ‘골드핑거’는 홍콩 경제를 주무르는 거대 황금제국 카르멘 그룹의 수장 청이옌(량차오웨이)과 그의 제국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반부패 수사관 류치위안(류더화)의 불꽃 튀는 대결을 담은 누아르 영화다.
‘골드핑거’는 2004년 개봉한 ‘무간도3’ 이후 20년 만에 량차오웨이와 류더화가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극중 량차오웨이는 불법으로 완성된 거대한 황금제국의 수장 청이옌 역을 통해 탐욕과 야망 가득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류더화는 청이옌을 쫓는 집요한 반부패 수사관 류치위안 역으로 량차오웨이와 대결을 예고했다.
량차오웨이는 류더화와의 재회에 대해 “예전보다 더 성숙해졌고 연기적으로도 많은 경험을 했기에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고 만족을 표했다.
‘골드핑거’의 연출을 맡은 장웬지앙 감독은 ‘무간도’ 시리즈의 각본가 출신의 감독이다. 이번 ‘골드핑거’에는 감독 외에도 ‘무간도’에 참여한 주요 제작진이 총출동했다. 이를 통해 홍콩 누아르 영화의 향수를 간직한 팬들을 겨냥한다.
실제 ‘무간도’ 시리즈는 2000년대 홍콩 액션 누아르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극중 량차오웨이와 류더화는 경찰과 범죄 조직원으로 뜨거운 대결을 펼쳤다.
‘무간도’를 리메이크 작품들 역시 성공을 거뒀다.
2006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를 선보였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이 열연을 펼쳤고, 제7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더블 페이스'(2012년)라는 제목으로 스페셜 드라마의 형식으로 리메이크된 바 있다.
● 류더화, 주연과 제작 맡은 ‘잠행’도 공개
‘골드핑거’에 앞서 류더화 주연의 ‘잠행’이 3월27일 개봉한다.
관지요 감독이 연출한 ‘잠행’은 다크웹을 통해 온라인 마약 밀매를 일삼는 마약왕과 그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경찰이 벌이는 액션 누아르 장르의 작품이다. 류더화가 주연뿐만 아니라 제작까지 참여했다.
영화는 홍콩 최고의 마약왕 조지 램(류더화)을 중심으로 다크웹 마약 범죄의 뒤를 쫓는 경찰 에디(펑위옌)와 마약 조직과 경찰 집단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는 비밀요원 호사우(린자동)의 이야기다. 홍콩 누아르 장르의 단골 소재인 언더커버를 다룬다.
조지 램은 거대 마약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지만 자신의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면모도 지닌 인물이다. 류더화는 조지 램의 입체적인 면모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홍콩 원조 스타들의 활약은 현재 극장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지난 2월28일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리마스터링’이 개봉해 상영 중이다. 1994년 개봉 후 이번이 무려 네 번째 재개봉이다.
‘중경삼림’은 왕자웨이 감독의 연출작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홍콩을 대표하는 량차오웨이, 린칭샤(임청하), 웡페이(왕페이), 금성무의 4인4색 로맨스를 독보적인 스타일과 감성으로 완성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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