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日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 애니메이션 역사 새로 쓰다
현존하는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또 한번 대기록을 세웠다. 애니메이션 역사에 오래 남을 기록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번복하고 내놓은 작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또 다시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았다. 1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면서 역사의 새 페이지를 열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을 꺾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전쟁과 갈등을 딛고 모두 공존하는 평화로 나아가자는 거장의 메시지로 영광의 자리를 차지했다.
앞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1월 열린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해 이번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엘리멘탈’ ‘로봇드림’ 등 쟁쟁한 후보들이 포진한 만큼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오스카의 선택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으로 향했다. 그는 이번 이번 수상으로 애니메이션 역사에 오래 남을 대기록을 세웠다.
● 21년 만에 또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새 역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난 2003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작품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는 처음이었다.
그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006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다. 미국 아카데미가 얼마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그의 작품에 깊은 애정과 신뢰, 기대를 걸고 있는지 드러내는 대목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1년 만에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다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면서 역사상 아시아 작품으로는 최초이자, 두번째 수상이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그동안 디즈니와 픽사, 드림웍스 등 할리우드 주류 스튜디오의 작품들이 수상을 독식해왔던 가운데 아시아의 거장 감독이 이룬 ‘오스카의 새 역사’로도 주목받는다.
올해 83세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난 2013년 애니메이션 연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 결정을 번복하고 7년간의 작업을 통해 이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완성했다. 감독이 그동안 만든 작품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제작했고,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병원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소년 마히토가 어머니의 고향 집으로 떠나 겪는 신비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내서 개봉해 누적관객 201만명을 동원했다.
이날 감독은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이 수립한 새로운 역사의 현장을 축하하는 박수 갈채는 뜨겁게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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