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포스터에서 찾는, 한반도 지형·범의 허리
포스터도 ‘파묘’ 답다.
장재현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파묘'(제작 쇼박스)가 500만 흥행을 기념해 특별 포스터를 공개했다. 흥행한 영화들이 관객으로부터 쏟아지는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는 차원으로 스페셜 포스터를 공개하는 이벤트는 흔하지만 ‘파묘’는 포스터로도 관객의 해석 욕구를 유발한다.
‘파묘’가 공개한 스페셜 포스터에는 영화의 핵심 주제인 ‘한반도’의 상징들이 포함돼 있다. 한눈에 이를 간파한 관객들은 작품을 관통하는 상징을 담은 포스터에 또 한번 놀라고 있다.
먼저 주인공인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젊은 무당 화림(김도은)과 봉길(이도현)이 파헤친 무덤 아래를 바라보는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영화에서 화림의 대사로도 표현된 바 있는 “겁나 헙한 것”을 발견한 듯한 주인공들의 날카로운 표정이 시선을 붙잡는다.
하지만 이들 ‘묘벤져스’의 얼굴보다 관객이 시선에 머무는 곳은 하늘 부분의 형상이다. 한반도 지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묘에 누워있는 ‘험한 것’의 시선으로 본다면, 묘를 바라보는 ‘묘벤져스’ 4인의 얼굴과 함께 하늘은 한반도 지형이 한눈에 들어오는 형상이다.
제작진이 공개한 ‘파묘’의 또 다른 스페셜 포스터는 실사가 아닌 만화의 효과를 더했다. ‘묘벤져스’의 모습 가운데 한반도 형상이 눈에 띄는 것은 같지만, 그 중간 부분에 빨간색 점이 눈길을 붙잡는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는 포스터 속 붉은 점 부분은 “범의 허리를 끊은 여우”를 상징한다. 극중 백두대간의 척추로 지목된 문제의 지역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표식이다.
이들 ‘파묘’의 포스터는 영화 개봉 이후 SNS 등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팬아트를 기반으로 제작한 특별 버전이다.
‘파묘’는 지난 2월22일 개봉해 2일까지 누적 538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돌파했다. 개봉 첫주보다 둘째주에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면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풍수와 무속 신앙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파묘’는 우리 땅이 오랜 시간 겪은 아픈 역사를 파헤치면서 관객을 열광시키고 있다. “땅이 지닌 역사의 트라우마를 파묘하고 싶다”고 밝힌 장재현 감독의 각오에 이미 538만명의 관객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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