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은 국내 남자 연예인들 중 흔치 않은 케이스를 자랑하는 인물이다.
바로 그가 데뷔 전 군대를 다녀와 일명 군필배우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 대부분의 남자 연예인들이 20대 후반 이후 군대를 다녀오는 만큼 그의 이와 같은 모습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08군번으로 대한민국 육군 병장 만기전역을 한 그는 현재 예비군까지 일찍이 마친 상태. 이 때문일까. 정해인은 작품 속 군복만 입으면 날개를 활짝 편다.
‘서울의 봄’ 정해인, 로맨스도 좋지만…군복만 입으면 날개 활짝
지난 22일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첫날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 모으며 흥행을 예열한 가운데, 영화 속에 특별출연으로 등장하는 배우 정해인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정해인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리즈(연출 한준희)에 이어 ‘서울의 봄'(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도 진정한 군인의 모습으로 짧지만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첫 대중영화로, 앞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후 언론과 평단이 호평을 보냈고, 개봉 이후에는 관객들의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수 감독이 하이라이트에 정해인·정만식 장면을 넣은 이유
정해인은 오진호 소령 역을 맡아 이준혁, 정만식과 함께 특별출연에 이름을 올렸다.
특전사 오진호 소령은 수도권 방어 책임자 3인 중 한 명인 특전사령관 공수혁(정만식)을 제압하러 들이닥친 4공수 여단의 공격에 끝까지 특전사령관의 곁을 지키는 인물이다.
오진호 소령은 정병주 장군의 비서설장인 김오랑 소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김오랑 소령은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불법 체포하려던 반란군 신군부 측 무장 병력에 맞섰다. 사망 당시의 계급은 소령이었으나 1990년에 이르러 중령으로 추서(죽은 뒤에 관등을 올리거나 훈장 따위를 줌)됐다.
김성수 감독은 앞서 진행된 ‘서울의 봄’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가 가장 하이라이트일 때 약 8분 가까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나오지 않는다”며 공수혁 특전사령관과 오진호 소령의 장면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그분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12·12 최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그 두 사람이 진짜 군인이다”며 “군인들이 무기를 사용하는 건 나라를 지키거나 국민들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는데, 그날 12월12일 대부분의 군인은 반란을 일으킨 소수의 군대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절대 안 넘어갔다”며 “두 분의 이야기를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위대한 군인이고 존경한다. 그래서 그 장면이 나에게는 각별하다“고 덧붙였다.
●’D.P.’ 보고 정해인에게 감동한 김성수 감독
김성수 감독은 이처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장면을 채워야 하는 인물에 정해인을 섭외했다.
김 감독은 ‘D.P.’ 시리즈에서 군무 이탈 체포조(D.P.)인 안준호 역을 맡은 정해인의 연기에 감동을 받았고, 절친한 한준희 감독에게 섭외 도움을 요청했다. 정해인이 흔쾌히 합류를 결정하면서 영화의 명장면이 완성됐다.
김성수 감독은 “오진호 소령은 짧지만 영화에서 정말 중요하고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상징성을 보여줄 멋진 배우를 찾았고, 내 생각이지만 실존 인물의 강직하고 곱고 바른 이미지가 정해인과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섭외 비하인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D.P.’ 시즌1(2021년) 이후 로맨스, 미스터리 등 여러 장르를 선보여온 정해인이지만, 역시 군복을 입고 연기를 펼칠 때 그의 모습은 단연 빛이 난다.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이미지의 정해인은 반란군에 맞서 끝까지 신념을 지키며 강인함과 묵직함을 드러낸다. 그는 특전사령관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진정한 군인의 용기와 책임감을 단호한 말투와 눈빛, 그리고 행동으로 몸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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