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는 사치” 이준영·김지훈, 작품 살리는 악역들
“악역에게 서사는 사치”
악역으로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들이 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용감한 시민’의 이준영과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의 김지훈이 그렇다.
‘용감한 시민’은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이 학교 내 절대권력 한수강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담는다.
이준영이 ‘용감한 시민’에서 학교 폭력을 주동하는 한강수란 인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든든한 배경을 믿고 교권을 침범하면서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인물이다.
이준영은 “한수강은 이해하고 싶지도 상종하고 싶지도 않은 인물”이라고 배역을 소개하며 “이 친구가 나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나 사연을 관객들이 단 1초도 생각하게 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발레리나’의 김지훈도 마찬가지. ‘발레리나’는 소중한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간 일당들을 응징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지훈은 마약을 이용해 음란물을 제작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최프로란 인물로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 김지훈은 감독의 전작과 ‘발레리나’의 시나리오에 매료돼 소속사의 만류에도 기존의 악역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출연했다.
김지훈은 “회사에서 말렸을 정도로 용서가 안되는 인물”이라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영화에서만이라도 최프로가 옥주(전종서)에게 시원하게 응징 당하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강수와 최프로는 작품에서 각각의 갈등과 사건을 일으키는 빌런이자 주인공에 대립하는 안타고니스트. 이준영과 김지훈은 ‘용감한 시민’과 ‘발레리나’의 주인공인 신혜선, 전종서와 맞서며 몸싸움도 불사한다.
이를 통해 한강수와 최프로는 작품에 극적인 재미를 더하고 주인공을 매력적으로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인공 못지않게 활약을 펼친다. 악역이 살아야 작품이 산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박연진(임지연),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천서진(김소연), 넷플릭스 영화 ‘콜’의 영숙(전종서),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가 대표적인 예로 매력적인 악역으로 대중의 호감을 산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보통은 악역이 호감을 얻기 쉽지 않다 보니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없지만은 않다. 게다가 작품에서 계속해서 악역으로 부각되는 점도 염려되는 일이다.
이준영과 김지훈은 “이미지를 깨고 뛰어넘는 것도 배우의 역할”이라며 “악역이든 선역이든 한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준 다음에 그것을 반전시켰을 때, 연기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더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다음 행보를 기대케 했다.
이준영이 출연하는 ‘용감한 시민’은 개봉을 하루 앞둔 24일 예매율 2위를, ‘발레리나’는 10월9일부터 10월15일까지 넷플릭스 톱10 집계 결과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분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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