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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풍’의 주역들이 ‘소풍’ 같았던 촬영현장을 돌이켰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 공식 초청작인 영화 ‘소풍'(제작 로케트필름)의 야외무대인사가 배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그리고 그리고 연출을 맡은 김용균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김용균 감독은 “‘소풍’은 세 거장 배우들이 출연한 것만으로도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세 배우분이 80대이신데, 영화의 주인공도 80대다. 80대가 주인공인 영화가 있었나 싶었다”며 “드물고 귀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가 그런 면에서 특별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년의 찬란함과 아름다움,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이분들을 통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출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소풍’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60년 만에 고향인 남해로 여행을 떠난 은심(나문희 분)과 금순(김영옥)이 오랜 세월 고향을 지키며 살아온 태호(박근형)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나문희는 “독보적인 김영옥, 멋진 박근형 여기에 그럴듯한 나문희까지. 고전 배우 셋이서 간들간들하게, 더 늙을 때까지 연기생활을 할 수 있을 것만큼 호흡을 잘 맞춰서 연기했다. 여러분들이 보고 많이 감동받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2006년 개봉한 ‘열혈남아’ 이후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나문희는 “이렇게 좋은 날에 바다가 있는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한다는 게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처음”이라던 김영옥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호화롭고, 행복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6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한 동료들이 이번 작품을 함께해서 의미가 깊다. 물 흘러가듯이 연기했다. 감독님이 정교하게 잘 만들어줘서 자랑하고 싶다. 많이 봐주고, 많이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형 역시 이번이 첫 부산국제영화제다. 그는 “배우 생활하면서 처음 왔는데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좋다”며 “영화 다 함께 보고 소풍 가실 분은 가고, 안 갈 분들은 안 가고. 그렇게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용균 감독은 ‘소풍’이 말 그대로 “소풍 같은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벚꽃 피는 봄에 찍고 싶었는데, 그런 바람이 마법처럼 이루어졌다”며 “거장인 세 분의 연기자와 함께해서 좋았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고, 진심을 담아서 연출했다“고 고백했다.
나문희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극중 김영옥의 아들이 못됐다. 내가 그를 막아서 쓰러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로 쓰러졌다. 그 순간, 아픈데도 이 모습이 잘 담겼으면 했다”면서 “어제 영화를 봤는데 내가 느낀 거보다는 덜 나와서 아까웠다”고 베테랑 배우다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김영옥은 “내 아들보다 (극중)나문희 아들이 더 못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영옥은 “오줌을 누거나 욕하는 장면도 있다”며 “우리 나이 또래가 겪을 수 있는 치명적인 고통을 교류했다. 내내 남을 것 같다”며 김영균 감독에게 “늙은이들 데리고 애쓰셨어~“라고 덧붙여 야외무대인사에 참여한 많은 이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개봉 시기에 대해 김영균 감독은 “열심히 잘 만드는데 집중했다. 개봉 날짜는 관객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점을 열심히 찾고 있다”고 했고, 김영옥은 “오늘 표를 구하지 못해서 못 보시는 분들은 정식 개봉하면 꼭 보셔야 한다“고 당부해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5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소풍’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일찌감치 모든 상영 회차가 매진됐고, 중장년층 관객은 물론 20대와 외국인 관객들까지 객석을 가득 채워 관록의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펼치는 연기에 빠져들었다.
특히 ‘소풍’은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를 OST로 삽입해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 OST 협업 제안을 받은 임영웅은 심사숙고 끝에 첫 참여 영화로 ‘소풍’을 택했다. 평생 우정을 쌓아온 이들의 노년을 뭉클하고 따뜻하게 그린 작품에 공감하고, 음악으로 마음을 보탰다.
소풍 감독 김용균 출연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 평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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