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영국 드라마 ‘갱스 오브 런던’이 시즌3로 돌아온다. 영화 ‘기술자들’을 비롯해 ‘변신’, ‘늑대사냥’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이번 시즌을 총괄하는 리드 디렉터로 합류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그와 함께 배우 신승환과 임주환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오는 28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갱스 오브 런던’ 시즌3를 공개한다.
세 사람은 25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시즌3의 1화와 2화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홍선 감독은 이번 시즌에선 “캐릭터에 집중”하려 했다며 이전 시즌과 차별화를 꾀하고 싶었다면서 “좀 더 생동감 있고 다양한 색감을 쓰고 싶었다. 런던하면 비와 흐린 날씨를 생각하게 되지 않나”라며 “진짜 런던의 메인 스트림을 외국인의 관점에서 좀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3의 에피소드 8편 중 1화와 2화 및 7화와 8화를 연출했다.
‘갱스 오브 런던’ 시즌3는 펜타닐이 섞인 코카인이 런던 전역에 퍼지면서 수백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혼란에 빠진 도시의 이야기를 그린다. 과거 언더커버 경찰이자 현재 암흑가의 최상단 두마니 패밀리와 손잡은 엘리엇 카터(소페 디리수)가 사건의 진실을 쫓는다. 모두 8부작으로 구성됐다.
2006년 게임 ‘겟어웨이’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는 2020년 시즌1을 통해 런던의 갱스터 크라임 펌의 최고 권력자이자 월리스 가문의 우두머리 핀 월리스(콜름 월리스)가 살해된 이후 아들 숀 월리스(조 콜)과 알바니아 마피아, 쿠르드족 조직, 파키스탄 마약 카르텔의 충돌을 다루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현실판 ‘왕좌의 게임’으로도 불린 시즌1은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과 ‘레이드2: 반격의 시작’의 가렛 에반스 감독이 연출해 강도 높은 액션과 범죄 누아르의 잔혹함을 제대로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2022년 시즌2가 공개됐고, 3년 만에 시즌3를 선보인다.
●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의 연출 포인트는?
김홍선 감독은 2022년 선보인 ‘늑대사냥’이 41개국에서 개봉하면서 해외 프로듀서들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 최대 에이전시 WME와 계약했다. 이에 힘입어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에 참여하게 됐다.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계기로, ‘갱스 오브 런던’의 공동제작사 AMC 관계자들과 친해졌다”는 그는 “책임프로듀서가 ‘늑대사냥’을 마음에 들어 해서 합류하게 됐다. 정말 영광이다”고 돌이켰다. 2023년 6월 본격적으로 영국에 건너가 프리 프로덕션을 시작했으며, 그해 10월 크랭크인했다. 지난해 4월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쳐 올해 3월20일 영국의 OTT 플랫폼 스카이 애틀란틱을 통해 순차적으로 방영 중이다.
3회와 4화의 파렌 블랙번, 5화와 6화의 테사 호프 감독과 에피소드를 나눠 연출한 김 감독은 전반적인 분위기를 통일하면서도 고유의 시선을 넣으려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시즌 1을 연출한 가렛 에반스 감독의 스타일이 리얼하고 잔혹했다면, 시즌2의 코린 하디는 호러적인 느낌이었다”면서 “시즌3는 캐릭터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갱스 오브 런던’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 만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나만의 스타일을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며 웃었다.
앞서 시즌2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대부분 실내 촬영 비중이 많았다면, 이번 시즌3는 야외촬영이 많아 다양한 풍경이 등장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흐리고 비 오는 날씨는 겨울에만 그렇고, 여름에는 해가 쨍쨍하고 너무 좋다”면서 “원래는 런던의 화려한 부분, 소호나 브리티시 뮤지엄 등에서 촬영하고 싶었다. 2층 버스 안에서 살인사건이 나는 장면을 찍으면 국가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아서 결국 촬영하지는 못했다”며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갱스 오브 런던’ 시리즈는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액션 시퀀스들이 일종의 인장처럼 받아들여지는 이야기로 평가 받는다. “합이 있는 액션보다는 리얼함을 살리려고 했다”는 김홍선 감독은 시즌3는 “감정을 담은 액션”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각자 나라마다 스타일이 있지 않나. 다들 숙달되어 있고, 노하우도 많더라. 한국의 느와르, 스릴러적인 느낌을 영국 드라마에 접목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화를 보게 만드는 한국 드라마식 엔딩도 있다. 좀 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분위기로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 신 스틸러, 신승환과 임주환
배우 신승환과 임주환은 김홍선 감독의 전작에 출연한 인연으로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의 에피소드 1에 짧지만 강렬하게 얼굴을 비춘다. 극 중 클럽에서 마약 코카인을 거래하려는 엘리엇 카터와 만나는 두 사람은 마약을 구매하기 위한 새로운 고객으로 등장한다. 약 5분 분량으로 등장하지만, 시즌3의 사건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임주환은 “짧게 나오지만 ‘갱스 오브 뉴욕’ 시즌3에 출연해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뻤다”며 “사실 그 역할은 동양인이 아니어도 됐다. 현지 외국인을 섭외해도 되었는데 감독님께서 불러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는 신승환은 “김홍선 감독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공모자들’이란 영화를 함께 했다. 당시 사용했던 라이터가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에도 그대로 등장하는데, 너무 영광스럽더라. 1부의 오프닝을 화끈하게 열어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10년 넘게 지속된 인연을 계기로 두 배우를 출연시켰다”는 김홍선 감독은 “‘늑대사냥’에도 우정 출연을 해줬는데 너무 고맙다”고 화답했다.
직접 영국으로 날아가 현장을 경험해 보면서 임주환과 신승환은 한국 촬영현장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이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주환은 “배우들이 너무 환대해 줬다. 내가 선입견이 있었나 보다. 개인 트레이너가 있거나 따로 식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 같이 하더라”고 말했다. 신승환은 “전 세계 미남의 기준은 같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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