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육성재가 주연한 ‘귀궁’과 김혜자와 손석구 주연의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가운데 ‘구도원 전성시대’를 예고한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말 안방극장이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달아오르면서 각기 다른 장르의 색깔을 내세운 세 작품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두고 이번 주말 다시 한번 맞붙는다.
지난 18일 처음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귀궁’(극본 윤수정·연출 윤성식)은 판타지와 사극, 로맨스와 코미디, 오컬트와 궁중 미스터리를 한데 버무린 그야말로 ‘장르 종합세트’로 주목받고 있다. 전작인 박형식 주연의 ‘보물섬’의 인기를 이어받은 ‘귀궁’은 1회 시청률 9.2%(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해 2회 역시 8.3%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무엇보다 귀신을 보는 주인공과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여기에 왕가의 저주를 둘러싼 팔척귀와의 본격 대립을 예고하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김지연)와 그 앞에 나타난 첫사랑 윤갑(육성재), 그리고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인 강철(김영광)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자신을 담을 그릇으로 여리의 몸을 무려 13년간 노렸던 강철은 죽은 윤갑의 몸에 들어간 뒤 빠져나갈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핏빛으로 물든 끔찍한 팔척귀가 깨어나며 긴장감을 높였다. 25일과 26일 방송하는 3, 4회에서는 강철과 여리가 팔척귀와 본격적으로 대립한다. 팔척귀를 소환하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두 사람 앞에 예상치 못한 광경도 펼쳐진다.
특히 ‘귀궁’은 방송을 시작한 이후 윤갑과 강철까지 1인2역을 오가는 육성재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육성재는 맛있는 걸 먹고 황홀해하는 이무기의 익살스러움부터 여리를 구하는 수호신으로서의 카리스마 등 다채로운 매력을 능청스럽게 그리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극본 이남규, 김수진·연출 김석윤)은 19일 첫 방송 이후 사후세계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상상력과 세대와 공간을 넘어선 김혜자와 손석구의 로맨스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80세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과 재회하며 펼쳐지는 두 번째 부부생활이 웃음과 감동, 인생의 깊은 울림까지 담아낸다는 평가를 얻으며 단 2회 만에 ‘인생 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다. 1·2회 시청률은 각각 5.8%·6.1%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특히 가수 임영웅이 부른 동명의 OST인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극의 감성을 극대화하며 따뜻한 여운을 선사했다.
김혜자는 칼을 들고 협박하는 거친 ‘일수꾼’이자 동시에 남편에게 나쁜 기운이 묻을까 걱정하며 아픈 남편을 다정하게 돌보는 사랑스러운 아내 그리고 저승사자에게 궁금증을 쏟아내는 엉뚱한 면모까지 다채로운 얼굴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삶의 질곡을 버텨낸 단단함과 낯선 세계를 마주한 천진함을 동시에 풀어내며 ‘역시 김혜자’라는 감탄을 이끌어냈다.
26일과 27일 방송하는 3, 4회에서는 해숙과 낙준의 본격적인 천국 생활이 그려진다. 기억을 잃은 채 낙준에게 안긴 수상한 연인 솜이(한지민)부터 이승에서 해숙을 잊지 못하고 뛰쳐나간 이영애(이정은)의 돌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특히 솜이의 등장으로 해숙은 낙준에게 가출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목사 역의 류덕환의 출격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천국에서 가장 무료하고 재미없는 목사의 일상에 해숙은 예기치 못한 파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 정준원 향한 고윤정의 직진…’언슬전’ 상승세 이어갈까
이와 함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극본 김송희·연출 이민수, 언슬전)도 꾸준한 상승세로 주목받고 있다. ‘귀궁’과 ‘천국보다 아름다운’보다 한 주 먼저 방송된 ‘언슬전’은 종로 율제병원에서 근무하는 산부인과 1년차 레지던트 오이영(고윤정)을 비롯해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의 성장기이자 따뜻한 메디컬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특히 19일 방송한 3회에서는 오이영과 구도원(정준원)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되며 설렘을 안겼다. 또한 동료들과의 유대와 현실적인 병원 에피소드가 어우러지며 호평을 얻었다. 이에 20일 방송된 4회는 시청률 5.1%를 기록하며 첫 방송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회 3.7%로 시작한 드라마는 4회 연속 한 차례도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은 만큼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드라마는 세상만사에 무심하고 사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오이영의 성장을 중심으로 그의 짝사랑 상대인 선배 레지던트 구도원과의 미묘한 관계를 조명한다. 오이영은 자신을 지켜주고 실수까지 보듬어주는 구도원에게 속절없이 끌리며 꿀 떨어지는 눈빛은 물론 단체사진 촬영에서 먼저 손을 잡는 등 적극적인 애정표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윤정은 “(오이영이 구도원에게)끊임없이 플러팅을 한다”며 “구도원이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는 저도 모른다”고 말해 두 사람의 향후 관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한편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일명 ’99즈’ 멤버들의 출연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경호가 가장 먼저 특별출연한 가운데 조정석, 유연석, 전미도, 김대명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를 모은다.
‘언슬전’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신원호 PD는 ’99즈’가 “너무 흔쾌하게 응해줬다. 부탁을 하고말고가 없었다. 정경호와 김대명 배우는 ‘왜 매회 안 불러주냐’라고 따지기도 했다”면서 “그 정도로 자기 작품처럼 생각해줘서 고마웠다”고 밝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추민하 역으로 출연했던 안은진도 얼굴을 비춰 반가움을 더했다. 특히 남편의 전화를 받는 민하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극중에서 러브라인을 그린 양석형(김대명)이 그의 남편이라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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