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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65%] 마동석의 맨 주먹 액션과 오컬트의 부조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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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구마팀으로 뭉친 서현과 마동석, 이다윗(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신경정신과 의사 정원(경수진)은 유일한 가족인 동생 은서(정지소)의 이상행동에 골머리를 앓는다. 의학적 소견은 공황장애와 오디션 준비로 인한 복합적인 스트레스이지만 그 진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한다. 정신병동에 입원시켰지만 은서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기만 한다. 비과학적인 방식을 빌려서라도 동생을 살리고 싶은 정원은 마르코 신부의 소개로 ‘거룩한 밤’이라는 이름의 구마팀인 바우(마동석)와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을 찾아간다. 

영화가 그린 세상은 악마를 숭배하는 자들로 인해 혼란스럽다. 거룩한 밤 팀은 사탄 혹은 메시아로 불리며 경찰들조차 손놓은 도시의 문제들을 해결한다. 하지만 바우는 마르코 신부의 이름을 듣자마자 정원의 간곡한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트라우마를 초래한 장본인이기에 바우는 그와 얽히지 않으려고 한다. 정원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은서의 치료 일지와 이상행동이 찍힌 CCTV 영상을 두고 가고, 뒤늦게 이를 보게 된 바우는 퇴마를 결심한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제도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소수가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트라우마를 동력 삼아 실체 없는 존재를 잡아들이는 사냥꾼들은 은서의 몸에 깃든 악령을 퇴마하면서 내면을 잠식한 두려움과 공포를 꺼내 놓는다. 

● 비슷한 장르 영화들 떠오르는 설정들 

단편영화 연출과 각본가로 활동한 임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오컬트 장르의 본질을 탐구하지 못한 채 외형만 구현하는 데 급급한 인상이다. 은서의 행동을 자세히 보자. 여러 개의 음성이 포개지고, 자유자재로 관절이 꺾이는 전형적인 이미지는 공포 오컬트 영화의 교과서인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1973년 ‘엑소시스트’의 소녀 레건(린다 블레어)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정원과 은서가 이사를 간 교외 지역에 낯선 사람이 출입했다는 설정도 이미 ‘컨저링’이나 ‘애나벨’와 유사하다. 집안팎에서 이들을 쫓는 CCTV 영상과 휴대폰 촬영 방식도 ‘파노라말 액티비티’을 시작으로 그 이후로도 여러 영화에서 반복해 봤던 설정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오컬트 장르의 기본 문법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해도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만의 고유한 시선이 부재한 점은 아쉽다.

악령에 시달리는 은서와 구마를 하면서 이름을 묻는 샤론의 모습은 ‘검은사제들’과도 겹친다. 다만 ‘검은사제들’은 강력한 악령이 인간의 나약함을 파고들어 시험과 의심에 들게 만들고, 이에 맞서는 인간의 굳은 의지가 선으로 작용한다는 근본적인 테마에 집중하지만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일련의 과정을 퇴마사 샤론이 지닌 ‘특별한 능력’으로만 대체한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 바우를 맡은 마동석.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에 일종의 ‘장르적 변주’로 끼어든 마동석의 맨 주먹 액션도 이질적이다. ‘바위처럼 단단하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바우는 숭배자들을 가차 없이 때리는데, 이때 실체가 없던 악이 빠져나가는 효과를 보여준다. 마동석의 건장한 육체로 휘두른 맨 주먹은 숭배자들의 위험한 신념마저 한방에 타격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마석도 형사와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의 바우의 주먹은 비슷하게 표현되지만, 에너지는 다르다. 마석도는 범죄자들을 잡는 목적에 집중한다. 악당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고 감옥에 가도록 중간 다리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때의 주먹은 통쾌한 재미로 다가오는데, 밥의 심판을 받기 전에 당장 악당을 응징하는 심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도 원초적인 힘으로 타격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이번에 그가 상대하는 대상은 형체가 없는 악령이다. 때문에 마동석의 주먹도 주변부로 향한다. 어쩌면 마동석이 상징하는 맨 주먹의 힘은 평범한 사람의 몸에 깃든 악령을 이야기하는 오컬트의 근본적인 주제에서 처음부터 빗나가게 돼 있었을지 모른다.

마동석은 이번 영화의 기획과 제작까지 맡았다. 매년 내놓았던 ‘범죄도시’ 시리즈의 성공과 함께 반복해 보여주는 맨 주먹 액션이 다소 피로하게 느껴지는 점이 한계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 의사 정원을 연기한 경수진.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 : 임대희 / 출연 :  마동석, 서현, 이다윗, 경수진, 정지소 외 /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4월30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92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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