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야당’이 1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가운데 이번 작품에서 검사로 서늘한 얼굴을 보여주는 유해진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믿고 따랐던 검사에게 배신당해 형사와 손잡고 복수하는 야당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이다. 야당은 마약 수사 관련 정보를 수사 기관에 팔아넘기는 정보원을 가리키는 말로, 영화는 한국 상업영화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야당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마약 영화들과 차별화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해진은 이 작품에서 야당을 이용해 출세를 노리는 검사 구관희를 연기했다. 마약 누명을 쓴 강수에게 접근해 야당을 제안, 강수의 도움을 얻어 출세 가도를 달리는 인물이다. 위로 가면 갈수록 더 높은 곳에 오르려 하는 법. 그의 출세와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망은 강수를 배신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야당’의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유해진이 연기한 구관희 검사는 야당 이강수를 연기한 강하늘과 형사 오상재를 연기한 박해준에 맞서 이야기를 팽팽하게 이끌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바꿔놓는 인물이다.
유해진은 구관희 검사를 연기하면서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은근한 표현 방식이 인물을 더욱 현실적으로 보이도록 한다. 유해진은 “야망이라는 건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을 게 아닐까라며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며 “‘올빼미’의 인조처럼 구관희 검사가 전형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런 구관희 검사가 딱 한 번 대통령 후보자 아들 조훈(류경수)의 경거망동에 화가 나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강하게 표출하는 장면이 있다. “대한민국 검사를 대통령을 만들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대목으로 특히 해당 대사는 현 시국과 맞물려 영화를 본 이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대사이다.
구관희 검사로 변신한 유해진의 진지한 얼굴은 2022년 ‘올빼미’의 인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유해진은 소현세자의 죽음을 소재로 영화적 상상력을 덧댄 ‘올빼미’에서 인조를 연기했다. 그간의 작품을 통해 유쾌한 이미지가 짙었던 유해진은 권력에 눈이 멀어 핏줄도 저버리는 비정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기분 좋은 배신감을 선사했다. 이번 ‘야당’의 구관희 검사다 마찬가지다.
유해진과 2001년 김성수 감독의 ‘무사’에서 배우와 조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황병국 감독은 “유해진이 예전에 비슷한 연기를 계속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연출을 하면서 검사 역할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해진은 평범한 캐릭터에서 비범한 캐릭터를 오갈 수 있는 배우”라며 “말투, 행동들이 실제 인물처럼 느껴진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의 연기까지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유해진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야당’은 21일까지 누적관객 86만명을 동원했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에도 호평 속에 흥행이 순항 중이다. 오는 23일에는 100만명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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