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자 선생님이 나오시는 것만으로도 울컥하네요.”
지난 19일 첫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극본 이남규 김수진·연출 김석윤)을 감상한 한 시청자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마련된 오픈톡에 남긴 감상평이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이날 첫 방송으로 시청률 5.8%(닐슨코리아·전국기준)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하며 시청자들의 이 같은 호평을 얻고 있다. 같은 시간대 방영된 SBS 금토드라마 ‘귀궁’의 8.3%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이미 방송 중인 MBC 금토드라마 ‘바니와 오빠들’의 1.1%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다. 특히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4.5%보다 높다는 점에서 향후 발휘할 흥행성에 대한 관심을 모은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의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이 30대 청년의 모습으로 자신 앞에 나타난 남편 고낙준(손석구)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이다. 삶의 끝에서 시작되는 두 남 녀의 두 번째 부부생활을 그린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19일 첫 회는 해숙이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남편 낙준(박웅)을 40년 넘게 병수발하는 모습으로부터 출발했다. 남편의 사고 보험금으로 일수를 시작해 악착같이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내는 해숙은 때문에 시장 바닥에서 돈을 빌려주고도 욕을 먹는 못된 일수꾼으로 불리지만 집에서만큼은 다정한 아내다. 하지만 결국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1년 뒤 해숙도 그 뒤를 따른다.
천국에 도착한 해숙은 생전에 ‘지금이 가장 예쁘다’던 남편의 말을 기억하고는, 다양한 나이대를 선택할 수 있음에도 80세를 고집한다. 하지만 낙준은 30대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었고, 첫 이야기는 이들의 황당한 재회로 마무리됐다.
이 같은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한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이색적이고 신선한 소재와 기획에 김혜자와 손석구가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지난 2019년 방영된 JTBC ‘눈이 부시게’의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김수진 작가 그리고 김혜자가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눈이 부시게’는 당시 치매에 걸린 주인공이 현재 자신을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착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최고 시청률 9.7%를 기록하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김석윤 감독은 “김혜자 선생님을 기획단계부터 정해놓고 만들었다. 이남규, 김수진 작가는 본인들이 쓰던 대본을 중단하고 ‘김혜자 프로젝트’에 올라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김혜자라는 배우가 모든 걸 쏟아부울 수 있는 판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천국에서 젊어진 남편과 재회하는 해숙 역 김혜자는 극중 1945년생으로 등장한다. 실제 1941년생인 김혜자는 “제 나이를 생각했을 때 저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 작품은 인간 사이의 아름다움을 그린다. 1년 동안 촬영하면서 아주 즐거웠다”고 돌이켰다.
이에 손석구는 “누군가와 부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상대역이 선생님이라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김석윤 감독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를 통해 ‘구씨’ 신드롬을 몰고 왔던 그는 당시 어둡고 음울해 보이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코믹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제작진은 2화 예고편을 통해 억울하다는 듯 신세 한탄을 하는 해숙의 모습을 담아내며 향후 해숙이 천국 생활에 어떻게 적응해갈지 기대감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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