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 혐의를 받는 13세 소년을 둘러싼 충격적인 진실이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원테이크 촬영으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논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드라마는 10대의 세계를 둘러싼 폭넓은 논의를 이끌어낸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달 13일 공개한 4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의 시간’이 공개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역대 넷플릭스 영어권 인기 시리즈 상위권에 진입했다. 작품을 둘러싼 비판적, 사회적 논의가 뜨겁게 이어지면서 최근 일주일 동안 1780만 시청수를 추가로 기록하는 등 흥행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소년의 시간’은 이달 6일까지 누적 조회 수 1억1450만을 기록하며 역대 영어 TV쇼 부문 4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역대 흥행작으로 꼽히는 ‘브리저튼’ 시즌1(1억1330만 조회수)과 ‘퀸스 갬빗'(1억1280만 조회수)은 각각 5위와 6위로 한 단계씩 밀려났다.
넷플릭스 역대 영어 TV쇼 부문 순위에서 ‘소년의 시간’보다 우위에 오른 작품은 ‘웬즈데이’ 시즌1(2억5210만 조회수)와 ‘기묘한 이야기’ 시즌4(1억4070만 조회수), ‘다머-괴물: 제프리 다머 이야기'(1억1560만 조회수)까지 단 3편 뿐이다. 9일 기준 역대 4위에 올랐지만 사실상 순위는 더 높을 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시리즈 공개 후 91일간의 누적 조회수를 기준으로 역대 인기 순위를 집계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 공개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소년의 시간’의 순위는 실제로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년의 시간’은 같은 학교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소년 제이미(오언 쿠퍼)를 중심으로 가족의 붕괴와 청소년 문화의 어두운 이면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4부작의 이야기는 편당 에피소드를 단 한번의 끊김 없이 쭉 이어지도록 연결한 원테이크 촬영 기법으로 제작해 생생한 현장감과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실제 사건을 극화한 작품은 아니지만 최근 영국에서 증가하는 청소년 흉기 범죄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된 현실성 짙은 이야기로도 화제의 중심에 있다.
특히 드라마는 온라인상의 왜곡된 성문화와 폭력,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사이버 불링, 그리고 비자발적 독신주의자를 일컫는 ‘인셀'(Incel)과 같은 청소년 남성들의 극단적이고 자조적인 집단 문화 등 현대 청소년들이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최근 영국 정부는 이 작품을 영국 전역의 중고등학교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청소년과 성인 모두가 문제를 직시하고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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