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60여년간 어려운 이웃을 도운 독지가 김장하 선생의 영화 같은 인연이 연일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결국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가 재개봉한다. ‘진짜 어른’을 그리워하는 바람이 모여 이뤄진 재개봉이다.
‘어른 김장하'(감독 김현지·제작 MBC 경남)가 이달 전국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아직 구체적인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4일 헌법재판관들의 전원 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직후부터 줄곧 화제의 중심에 오른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다는 요청이 집중된 끝에 이뤄진 결정으로 눈길을 끈다.
영화의 주인공인 김장하 선생은 경남 하동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학업을 잇던 고교 2년생 문형배 재판관과 인연을 맺고 그가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한 인물이다. 문 재판관뿐 아니라 지금까지 김장하 선생이 지원한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친 학생이 1000명을 훌쩍 넘는다. 정작 자신은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않으면서 아낀 돈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했고, 이런 사실이 알리지 않고 조용하게 이웃들을 살핀 인물이다.
문형배 재판관과 김장하 선생의 인연은 지난 2019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선생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감사 인사를 드리러 찾아간 자리에서 선생은 문 재판관에게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너에게 줬으니 갚으려거든 사회에 갚으라”는 말을 건넸다. 이후로도 그 당부를 잊지 않고 살아왔다는 문 재판관은 “김장하 선생은 제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줬다”고 존경을 표했다.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 직후부터 문형배 재판관의 이 같은 발언을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바른 길을 걷는 법관을 만든 김장하 선생을 향한 관심이 집중됐고, 그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까지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지난 2022년 경남 MBC에서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로, 처음 경남 지역 MBC에서 방송해 뜨겁게 주목받았고 이후 전국으로도 확대 방송했다. 이어 영화 버전으로 편집돼 2023년 개봉했다. 이미 TV에서 방송한 다큐멘터리이지만 극장에서 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또 한번 반향을 일으켰다. 삶의 참된 가치를 일깨우는 어른의 가르침이 뭉클한 감동을 만든 가운데 이번 재개봉으로 그 열기가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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