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문제적 히어로들이 한 팀을 이뤄 악당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썬더볼츠*’가 오는 3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정의와 대의를 위해 싸우는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이 뭉친 ‘어벤져스’와는 달리 각자의 결핍과 어두운 과거를 지닌 안티 히어로들이 펼치는 예측불가한 팀플레이가 색다른 매력을 예고한다. 정의감보다 생존 본능으로 싸움을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가 마블 세계관에 어떤 긴장감과 흥미를 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썬더볼츠*’는 마블 스튜디오의 여성 히어로 시리즈 ‘블랙 위도우’에 출연한 엘레나(플로렌스 퓨)와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을 비롯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 ‘앤트맨과 와스프’의 고스트(해나 존케이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팔콘과 윈터 솔져’의 US 에이전트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가 한 팀을 이뤄 미국 정부의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이다. 각기 다른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던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팀으로 뭉쳤다.
특히 제목에 붙은 ‘*'(애스터리스크)는 영어권에서 자주 사용되는 부연 설명용 기호로, 이번 작품에서는 ‘어벤져스는 부재중’이라는 설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야기는 CIA 국장 발렌티나(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가 어벤져스를 대신할 새로운 히어로 팀을 조직하면서 시작된다.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업자 등 정의롭거나 고결한 영웅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 ‘썬더볼츠*’로 모여 세상을 구하는 여정에 나선다. 초능력도 없고, 특별한 장비도 없이 주먹과 총기로 벌이는 ‘날 것의 액션’은 기존 마블 작품과는 차별화된 볼거리를 예고한다. 빌런은 초인 센트리(루이스 풀먼)다.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영웅’으로 소개되는 인물이지만 스스로를 신이라 믿으며 폭주하기 시작한다. 이에 맞서기 위해 팀 ‘썬더볼츠*’가 뭉친다. “사람들을 구하는 것 그 이상의 것은 없다”는 레드 가디언의 말은 이들이 안티 히어로에서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암시한다.
● 마블에 깃든 ‘성난 사람들’ DNA
국내 관객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포인트는 한국계 연출가 이성진 감독의 참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로 2024년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작품상·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그는 이번 작품의 각본을 맡아 단순한 팀플레이 액션을 넘어서 캐릭터들의 관계와 내면의 갈등까지 밀도 있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시안 이민자들이 주인공인 ‘성난 사람들’은 난폭운전으로 엮인 두 주인공이 마지막에 가서 서로 유대하는 과정을 그렸다. 현대인들의 분노와 갈등을 흡인력 있게 풀어냈다고 호평 받았던 만큼 ‘썬더볼츠*’ 속 안티 히어로들의 서사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연출은 이성진 감독과 ‘성난 사람들’을 공동 연출했던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나섰다.
슈레이어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정신 건강과 외로움 같은 주제를 다루는 동시에, 관계를 통해 그러한 어둠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면서 “(마블 스튜디오의)케빈 파이기 대표가 처음부터 제시한 목표는 이 영화를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며 기존 마블 영화들과는 결이 다른 작품임을 암시했다.
실제로 플로렌스 퓨는 “‘썬더볼츠*’는 꽤 멋진 인디 영화, A24 느낌의 암살자 영화가 됐다”며 “거기에 마블 슈퍼히어로들이 나온다”거 설명하면서 마블 영화라기보다 독립영화 같은 감성과 감각을 담은 작품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썬더볼츠*’의 주요 출연진인 세바스찬 스탠, 플로렌스 퓨, 와이어트 러셀, 데이빗 하버 등은 2026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에도 합류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어벤져스’의 공백을 메울 차세대 팀의 서막을 알린 ‘썬더볼츠*’의 이야기가 어떤 시작점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