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실사 영화 ‘릴로&스티치’가 오는 5월21일 개봉한다. 2002년 제작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영화다. 최근 ‘백설공주’와 ‘인어공주’의 흥행 실패와 혹평으로 촉발된 디즈니의 실사 프로젝트를 둘러싼 부정적인 시선이 팽배한 가운데 출발하는 ‘릴로&스티치’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릴로&스티치’는 하외이를 배경으로 외톨이 소녀 릴로와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 생명체 스티치의 우정과 모험을 그리고 있다. 23년 전 애니메이션 개봉 당시 전 세계에서 2억7310만 달러(3998억원)의 수익을 거둔 흥행작이다. 제작비가 8000만 달러(117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성과가 뚜렷한 작품이다. 이번 실사 영화는 배우 마이아 케알로하와 시드니 엘리자베스 아구동, 목소리 연기를 맡은 크리스 앤더스의 참여로 완성됐다. 연출은 애니메이션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의 딘 플레이셔 캠프가 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는 가족영화를 지향하면서 5월에 개봉하지만 사실 ‘릴로&스티치’는 넘어야 할 산은 높다. 최근 디즈니가 선보이는 실사 영화에 대한 혹평, 원작을 오히려 훼손했다는 비판의 시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19일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는 기획 단계에서 라틴계 배우 레이철 제글러를 캐스팅하면서 원작의 고유한 정체성을 바꿨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완성된 영화가 공개된 이후에는 진부한 스토리와 캐릭터 묘사에 대한 비판까지 집중됐다.
혹평은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 7일 전 세계 영화 흥행을 집계하는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북미에서 개봉한 ‘백설공주’의 글로벌 수익은 1억6836만 달러(2469억원)이다. 제작비 2억6940만 달러(3954억원)을 고려하면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도 7일까지 18만666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그치고 있다. 역대 디즈니 실사 영화 가운데 가장 낮은 성적표다.
저조한 성과의 여파로 향후 디즈니 실사 영화 제작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 영화매체 할리우드리포트는 지난 4일 디즈니가 실사 영화 ‘라푼젤’의 제작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라푼젤’은 2010년 개봉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의 실사 프로젝트로 마이클 그레이시가 연출을 맡아 최근까지 주인공 캐스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디즈니가 제작 보류를 결정하면서 작업이 중단된 상태. 최근 ‘백설공주’의 흥행 실패의 여파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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