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선호가 ‘폭싹 속았수다’의 후반부에서 맹활약하면서 눈물이 흐르는 가운데 싹트는 설레는 사랑의 에너지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애순과 관식의 든든한 사위이자, 금명의 다정한 남편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이들 가족의 일원이 됐다. 김선호는 아이유와 호흡을 맞춰 달달하면서도 거침없는 ‘어른의 연애’로 부모와는 다른 자녀 세대의 사랑을 이야기했다.
지난 28일 4막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막을 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가 한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낸 애순(문소리)과 관식(박해준) 부부의 인생에 존경을 표하고, 부모의 건강한 마음을 유산을 물려받은 자녀들을 힘차게 응원했다. 영원한 이별을 맞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예고된 만큼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터진 건 눈물을 넘어서는 ‘통곡’이었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이별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뒤흔든 가운데 그 틈에서 단단하게 사랑을 일구는 충섭(김선호)과 금명(아이유)의 모습은 밝은 햇살처럼 새로운 희망을 품게 했다.
화가 충섭은 모두가 예상한 대로 금명의 남편이 됐다. 우연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 이들은 결국 운명에 이끌려 부부의 연을 맺었다. 대망의 결혼식 당일, 행복한 마음을 숨길 수 없어 서로를 바라보면서 잇따라 윙크를 주고받는 장면은 4막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에 맞춰 김선호와 아이유가 윙크를 나누는 장면만 따로 편집한 각종 영상이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이색적인 1990년대 레트로 결혼식을 재현한 이들 커플은 한껏 과장된 의상과 메이크업으로도 낯설지만 새로운 인상을 인상을 남긴다.

김선호는 ‘폭싹 속았수다’에 분명 특별출연으로 참여했지만, 후반부 이야기를 책임지고 이끌면서 활약했다. 전체 16부작 가운데 절반이 지나고 9회부터 모습을 드러낸 그는 극장에서 영화 간판을 그리는 화가라는 설정부터 호기심을 자극했고, 누가 봐도 ‘가난한 예술가’ 같은 외모의 변화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금명과 쌓아가는 러브 스토리는 젊은 시절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의 사랑만큼이나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주인공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한 김선호는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까지 역할 등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출연으로 잠깐 얼굴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후반부의 핵심 인물인 충섭으로 등장해 금명과 결혼하고 부부가 되는 이야기로 마지막까지 활약했다. 김선호의 존재를 철저히 감춘 제작진의 전략이 결정적인 ‘반전’으로 작용한 셈이다.
김선호는 ‘폭싹 속았수다’가 막을 내린 뒤 소속사 판타지오를 통해 “반짝이는 작품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작품 속 흘러가는 시간과 다가오는 계절에 속하는 한 사람이 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충섭처럼 겸손하고 소신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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