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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없는 애니 ‘플로우’는 어떻게 10만명을 사로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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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가 닥친 세상에서 낡은 배에 오른 동물들의 모험을 그린 ‘플로우’의 한 장면.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사진제공=판씨네마 

애니메이션 영화 ‘플로우’가 극장가에 잔잔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홍수로 세상이 물에 잠기자 우여곡절 끝에 낡은 배에 올라탄 다섯 마리 동물들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대사 없이 동물이 내는 작은 소리와 움직임, 대자연이 어우러진 다이내믹한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9일 개봉해 30일까지 10만명을 동원하면서 독립·예술영화 부문 박스오피스에서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플로우’는 라트비아의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가 연출한 85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영화다. 대홍수로 모든 게 물에 잠긴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겁 많은 검은 고양이가 점차 차오르는 물을 피해 낡은 배에 올라타 카피바라를 만나고, 이후 여러 모험을 겪으면서 골든 리트리버와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와도 함께 하는 이야기다. 디즈니가 매년 내놓는 화려한 애니메이션들부터 ‘귀멸의 칼날’과 ‘진격의 거인’ 등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틈에서 ‘조용하게’ 출발한 ‘플로우’의 저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돋보인다.

관객의 관심은 관객 수에서 먼저 확인된다. 개봉 첫 주말인 21일부터 23일까지 4만4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한 ‘플로우’는 2주째 주말인 28일부터 30일까지 3만5070명을 꾸준히 모았다. 이를 통해 주말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같은 날 개봉한 디즈니의 실사영화 ‘백설공주’와 일본의 인기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를 가볍게 제친 성적이다.

‘플로우’의 핵심 관객층은 ’30대’ 그리고 ‘여성’이다. 31일 오전 11시 기준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가 집계한 예매 분포에 따르면 30대의 예매율이 33.8%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뒤를 이어 40대 29.7%→20대 20.1%→50대 14.9%→10대 1.5% 순이다. 성별 분포에서는 여성(62.2%)이 남성(37.4%) 보다 월등히 높다. 기존 애니메이션처럼 동물 주인공들을 의인화해 표현하지 않고, 조용하고 나직하게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게 하는 방식이 3040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시에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이 밝힌 “우리는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고,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해야만 한다”는 영화의 메시지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힐링 영화’로도 주목받고 있다.  

제작진이 동물원을 찾아 여우원숭이의 소리를 녹음하는 모습(왼쪽)과 영화에서 여우원숭이가 거울을 보고 있는 장면. 사진제공=판씨네마 
제작진은 카피바라(왼쪽)와 고양이가 내는 다양한 소리를 녹음해 영화에 활용했다. 사진제공=판씨네마 

● 대사만 없을 뿐…다이내믹한 스토리와 스케일 

‘플로우’는 거대한 자연재해에 직면한 종이 다른 동물들이 각기 다른 특색을 드러내지만, 여러 위기를 함께 겪은 이들이 상대의 생명을 구하고 협력하는 이야기로 나아가면서 감동을 선사한다. 대사가 없어 지루할지 모른다는 예상도 있지만, 정작 영화를 본 관객들은 뜻밖에 다이내믹한 스토리와 스케일에 놀라움을 표한다. 다섯 동물의 여정은 대사만 없을 뿐 기존 재난 영화의 흐름과 유사하게 흘러간다.

‘우리 집 반려동물’을 연상케 하는 고양이와 골든 리트리버가 주인공으로 나선 점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실제로 영화는 각 동물의 서로 다른 특성이 드러나는 소리와 행동 방식으로 갈등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에 익숙해지는 상호 작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건을 그린다. 동물의 특징을 예리하게 포착해 섬세하게 표현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긴츠 질랄로디스 감독과 제작진은 동물들의 미묘한 몸짓과 표정 등을 관찰하기 위해 동물원를 찾아 여우원숭이와 카피바라의 행동을 관찰하고, 스태프가 기르는 반려묘가 내는 다양한 소리를 녹음해 영화에 활용하기도 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카피바라의 경우 느리게 행동할 뿐 아니라 소리를 내지 않는 특징을 지닌 동물. 이에 제작진은 카피바라가 아닌 이와 유사한 아기 낙타의 울음소리를 녹음해 영화에 활용하기도 했다.

‘플로우’의 10만 관객 동원은 올해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작들 가운데 국내서 개봉한 영화들 중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이다. 시상식에 맞춰 2, 3월에 개봉한 수상작들 가운데 ‘플로우’는 ‘콘클라베'(23만767명)와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영화로 꼽힌다. 이는 남우주연상 수상작인 ‘브루탈리스트’가 9만2923명,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른 ‘에밀리아 페레즈’의 성적이 3만2450명에 그친 사실을 감안하면 더 돋보인다. 작품상 수상작인 ‘아노라’는 지난해 11월6일 개봉해 최근까지 상영을 계속하고 있지만 누적관객은 7만8100만명에 불과하다. 

개봉 2주 만에 누적관객 10만명을 동원한 ‘플로우’의 한 장면. 사진제공=판씨네마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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