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병헌과 유아인 주연의 영화 ‘승부’가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 바둑을 상징하는 두 천재 조훈현, 이창호 국수의 사제 대결 실화를 옮긴 작품으로 배우들의 앙상블이 빛을 발하면서 주말 사흘간 54만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김형주 감독이 연출한 ‘승부'(제작 영화사월광)가 개봉 첫 주말인 28일부터 30일까지 극장에서 54만4261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동일기준)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지난 26일 개봉해 누적관객은 70만847명이다. 2위와의 격차도 뚜렷하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은 같은 기간 8만8971명으로 ‘승부’의 뒤를 이었다.
‘승부’는 주말 동안 상영 점유율 47.6%, 상영횟수 2만3107회를 기록했다. 상영 점유율 2위인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10.8%, 5248회)과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주말 전국 극장에서 상영한 영화들 가운데 ‘승부’가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는 의미다. 이를 발판으로 첫 주말에 54만명을 동원한 ‘승부’의 기록은 지난해 12월4일 개봉한 ‘소방관’의 초반 성적과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방관’ 역시 개봉 첫 주말인 12월6일부터 8일까지 56만9277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들 두 영화는 주연 배우가 일으킨 논란으로 개봉이 미뤄졌고, 배급사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에서 바이포엠스튜디오로 바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방관’은 최종 385만명 동원에 성공했다.
‘승부’는 주인공들의 탁월한 연기와 실화 소재 영화의 강점으로 관객을 공략하고 있다. 바둑을 그린 이야기가 얼마나 호기심을 자극할지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바둑을 통해 풀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사제 대결과 그 안에 담긴 다이내믹한 감정들이 초반 관객 동원을 견인하고 있다. 개봉 2주째에 접어든 31일 오전 9시30분 현재 예매율 19.6%, 예매관객 3만1958명으로 2위다. 4월2일 개봉하는 하정우의 연출작 ‘로비’가 예매율 23.8%, 예매관객
3만8861명으로 1위에 올라 있지만 ‘승부’와의 차이는 크지 않은 만큼 접전이 예상된다.
● ‘플로우’의 조용한 저력, 10만 돌파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의 기세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개봉해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면서 누적관객 53만9927명이 됐다. 보고 또 보는 열혈 팬덤의 힘이다. 박스오피스 3위인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은 같은 기간 6만892명을 동원, 2월28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 295만9419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플로우’도 눈여겨봐야 할 작품으로 떠올랐다. 디즈니의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올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플로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동안 3만5070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면서 지난 19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은 10만9830명이 됐다. 대홍수가 닥친 세상을 배경으로 검은 고양이와 골든리트리버, 여우원숭이 등 5마리의 동물들이 작은 배에 올라타 함께 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대사가 한 마디도 등장하지 않는 애니메이션이지만 각 동물이 내는 소리와 자연에서 시작된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통해 재앙에 맞서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흥미롭게 그린다.
‘플로우’와 같은 날 개봉한 ‘백설공주’는 주말에 2만9219명을 동원하면서 5위에 그쳤다. 누적관객은 17만2791명에 불과한 상태로, 개봉 전부터 불거진 캐스팅 논란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완성도에서도 관객의 기대를 충족하지 않으면서 외면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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