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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75%] ‘뉴토피아’, 박정민·지수의 아쉬운 좀비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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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피아’에서 이재윤 일병을 연기한 박정민.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일병 이. 재. 윤(박정민)! 스물여섯, 늦깎이 군인 재윤은 선임들로부터 “나잇값도 제대로 못하는 병사”라고 타박 받아도, 중요한 훈련을 망치고 눈총을 받아도 개의치 않는다. 대학 때부터 만난 동갑내기 여자친구 강영주(지수)를 만나기 위해 남은 휴가 날짜만 손가락으로 세며 간신히 군 생활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기 출현에 대비해 서울 강남 A타워 77층에 있는 GOP(General OutPost·육군 경계부대)에 속해있는 재윤의 “영주를 만나러 나가고 싶다”는 마음은 풍선 부풀듯 더욱 커져만 간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정됐던 휴가는 계속 밀리고, 영주와도 생활 패턴이 맞지 않아 연락이 어긋나는 상황이 반복되며 균열이 생긴다. 의심과 집착이 심해지는 재윤으로 인해 영주는 조금씩 지쳐가고, 재윤은 주변의 압박과 보장된 미래가 없다는 판단이 서자 먼저 ‘시간을 갖자’고 제안을 한다.  

‘뉴토피아’는 재윤과 영주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 중간에 좀비가 출몰한 상황을 끼워 넣는다. 영화 ‘파수꾼’ ‘사냥의 시간’의 윤성현 감독은 좀비 사태가 발발한 원인보다 위기를 타파하고 생존하는 것에 집중한다.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그저 발작증세를 일으킨 시민들이 행인을 공격하다가 좀비로 변했다고만 이야기한다. 감독은 서로 보기만 해도 행복했던 연인이 대학교라는 공동의 공간을 벗어나 각자 마주한 군대, 졸업, 취업과 같은 현실을 ‘좀비 사태’로 치환하고 이를 이겨내려 한다. 

‘뉴토피아’의 박정민과 지수. 사진제공=쿠팡플레이 

● 좀비를 이겨내는 재윤과 영주의 변화 

오해와 이해는 ‘뉴토피아’에서 중요한 키워드다. 타인에 대한 오해는 도심 전체가 좀비로 변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이해하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연인 재윤과 영주를 비롯해 탈출이란 공동의 목표를 지닌 동료들은 살을 부대끼면서 서로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변화를 겪는다.

군부대에서 ‘짐짝’으로 치부된 재윤은 좀비 사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알리면서 도움을 준다. 빠져나갈 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비상용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려던 재윤의 동료들은 그 위로 떨어진 좀비들로 인해 내려가지 못하고 다른 층에 다시 고립되는데, 우연찮게도 재윤만 다른 층에 떨어져 탈출에 성공한다. 이때 재윤은 기지를 발휘한다. 승강기의 끊어진 줄을 정차된 트럭과 연결해 그 줄에 의지해 건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했다.

서른살의 늦은 나이에 입대한 라인호 이병(임성재)도 재윤과 비슷한 신세였다. 중요한 훈련을 망쳐서 한참 나이가 어린 선임들에게 혼나고, 면박을 당한다. 그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가장이지만, 군대에서는 좀 이상한 이병일 뿐이다. 그런 인호가 알고 있는 잡다한 지식들은 좀비를 피하는데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된다.

에덴호텔 매니저 애런 팍(김준한)도 있다. 늘 까칠한 인상에 호텔 관리에 누구보다 진심인 애런 팍은 군인들이 못마땅하다. 옥상에 군부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안 되기 때문에 계단을 이용하라는 안내 지침을 줬건만, 귀찮다는 핑계로 고객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톡톡 쏘아붙이는 말투로 인해 평판이 안 좋았던 애런 팍은 의외로 좀비 사태가 발발한 뒤에는 누구보다 앞서서 이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다. 호텔 도면을 기억해내서 문밖의 좀비들로 인해 나갈 수 없는 이들이 환풍구로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재윤과 동료들은 서로 합심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부분들을 깨닫고 조율해 나간다. 

영주는 오히려 진욱 선배(강영석), 태식(이학주), 삼수(탕준상)에게 보호받았지만 하나둘씩 좀비에게 목숨을 잃으면서 원치 않던 홀로서기를 하게 된다. 울고 불며 주저앉기보다는 본인의 목숨을 스스로 지키는 방법을 터득한다. 기계공학과인 전공을 살려 전기톱을 고치고 지형지물을 이용해 좀비를 무찌른다. 이는 원작인 한상운 작가의 소설 ‘인플루엔자’와는 다른 설정이다. 편의점에 숨어 때를 기다린 원작의 영주와 달리 ‘뉴토피아’에서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좀비 사태는 고된 상황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 마음의 담력이나 근육을 키우는 셈이다. 

다만 캐릭터들의 감정이 과잉되고 과장된 아쉬움이 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캐릭터들이 비슷한 태도를 취하다 보니, 8부작에서 늘어지고 지루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기존 좀비물에 코미디를 접목해 ‘좀비 코미디’를 내세웠지만 그 차별화의 시도가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주(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을 지키기 위해서 적응해간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 제목이 ‘유토피아’ 아닌 ‘뉴토피아’인 이유 

전작들에서 가깝고 친밀한 거리에 있던 관계를 들여다보던 윤성현 감독은 ‘뉴토피아’에서 영역을 확장한다. ‘파수꾼’과 ‘사냥의 시간’이 가족보다 소중한 친구들의 우정이 어떤 오해를 낳고 파국으로 치닫았는지를 다룬다면 ‘뉴토피아’는 연인 사이에서의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재윤은 각자 지켜야 할 사람들을 찾아 흩어지자고 말하며 영주가 있는 고속버스터미널로 간다. 겨우겨우 영주를 찾아내 거리를 좁힐 때까지도 좀비라는 장애물은 중간에 끼어든다. 그들의 안전한 만남을 돕는 것은 재윤의 동료인 라인호 이병, 곽계영 상병(빈찬욱), 애런 팍, 호텔리어 오수정(홍서희)이다. “누구냐”는 영주의 물음에 재윤은 “내 친구들”이라고 답한다. 감독이 지향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다같이 차에 탄 이들은 한강 대교를 건넌다. 라디오에서는 새로운 대피 장소에 대한 안내 사항이 나온다. 재윤은 영주에게 “군대도, 졸업도, 취업도 근데 그런 현실들이 그냥 그대로 있어도 나 너랑 절대로 안 헤어져.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우리 영주 꼭 지킬거야”라고 말한다. 어디선가 좀비가 튀어나오고 저 너머에서는 폭발 소리가 들리지만, 그들은 ‘함께’ 다시 전진한다. 재난의 상황을 완벽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지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다소 파편적인 전개 방식으로 아쉬움을 남기지만 어쩌면 바이러스의 일종인 ‘인플루엔자'(Influenza)를 제목으로 내세웠던 소설과 달리 이상적인 사회를 빗댄 ‘유토피아'(Utopia)를 변형한 ‘뉴토피아'(Newtopia)는 이런 세상인지도 모른다. 

‘뉴토피아의 한 장면.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연출 : 윤성현 / 극본 : 한진원, 지호진 / 원작 : 한상운 작가의 2016년 소설 ‘인플루엔자’ / 출연: 박정민, 지수, 임성재, 김준한, 빈찬욱, 홍서희 외 / 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로맨틱 코미디, 고어 / 공개일: 2025년2월7일 / 관람등급: 19세 이상 시청가 / 회차 : 8부작 / 공개 : 쿠팡플레이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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