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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중 가장 연기 잘해”…’로비’ 배우들이 말하는 감독 하정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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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열린 ‘로비’의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 왼쪽부터 김의성, 이동휘, 차주영, 강말금, 강해림, 곽선영, 최시원, 박병은.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에 데뷔한 하정우가 2015년 개봉한 ‘허삼관’ 이후 10년 만에 세 번째 장편영화 ‘로비’로 관객 앞에 나선다. 이번에도 하정우는 카메라의 앞과 뒤를 바삐 오가면서 본인의 연출 색깔을 드러낸다. 특유의 재치 있는 만담식 대사와 코미디의 상황이 한데 어우러진다. 

25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로비’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기자 간담회에는 배우 강해림, 강말금, 곽선영, 김의성, 박병은, 이동휘, 차주영, 최시원이 참석해 작품을 완성한 과정을 밝혔다. 연출과 각본, 주연을 맡은 하정우는 이날 갑자기 급성충수돌기염 수술을 받으면서 영화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모든 배우가 감독의 부재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는 스타트업 대표 윤창욱(하정우)이 라이벌 회사 대표 손광우(박병은)에 의해 번번이 손해를 보다가, 4조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을 두고 접대 골프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광우가 사업 결정권을 쥔 조장관(강말금)을 일찍이 포섭한 상황에서 창욱은 그의 최측근이자 실무자인 남편 최실장(김의성)에게 접근한다. 골프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창욱은 서툴지만 속성으로 배운 지식들을 어설프게 이용해 ‘로비’를 시작한다. 

하정우는 25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로비’ 기자 간담회에 급성충수돌기염 수술로 인해 불참했다. 지난 4일 개최된 ‘로비’ 제작보고회에서의 하정우.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 잘하는 감독” 

출연 배우들은 입을 모아 촬영 현장에서 만난 감독이자 배우인 하정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구동성 “다시 한번 다음 작품에서 호흡을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화기애애했던 현장을 떠올렸고, 섬세하게 배우의 입장을 헤아려준 순간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하정우는 없었지만 이들 배우들을 통해 그의 존재감은 여러 차례 강조됐다.  

김의성은 “하정우가 같이 연기를 하다가 ‘컷’을 외칠 땐 고개를 돌리면서 수줍게 한다”며 “크리에이터이자 선이 굵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톤으로 어떻게 흘러가야 한다는 확고한 설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배우로서의 하정우야 더 할 말이 있겠냐”라고 이야기했다. 슬럼프를 겪은 프로골퍼 진프로 역의 강해림은 “창욱으로 카메라 안에 들어오면 신기하게도 캐릭터로만 보였다”며 “감독과 배우를 자유자재로 오간다”고 놀라워 했다. 창욱에게 접대 골프를 위해 최실장을 소개하는 박기자 역의 이동휘는 “눈앞에서 감독님이 제가 하는 연기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잘하고 있는지 감시받는 듯한 느낌이 고충이었다”고 말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옛 친구이자 앙숙인 경쟁회사 대표 광우는 박병은이 연기한다. 하정우와 중앙대학교 1년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박병은은 “25년 넘게 꾸준히 봐온 부분들이 많이 도움이 됐다”며 “배우로서 이미 많은 작품들을 해와서인지 이해도와 집중력이 높다. 촬영장에 우박이 내린 적이 있는데 그럴 때에도 빨리빨리 결정을 내리는 모습 인상적이었다”고 돌이켰다.  

돈을 밝히고 이익에 따라 입맛대로 국정에 참여하는 조장관의 강말금은 “배우로서 하정우 감독과는 딱 한 장면에서만 호흡을 맞췄다”며 “극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가장 기도 세고 지위도 높은 것에 반해, 창욱은 가장 연약한 존재이지 않나. 그런데 사실은 촬영 날에 너무 떨렸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또한 “내가 이 사람을 제압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며 “그 순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배우 마태수 역의 최시원은 “배우의 입장을 잘 알고 굉장히 유연한 감독”이라고, 창욱의 오른팔이자 로비를 권하는 김이사 역의 곽선영은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부분이 감동적이었다”면서 “대사를 주고받고 연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고 하정우와의 작업을 밝혔다.  

‘로비’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 박병은, 이동휘, 최시원(왼쪽부터).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 이상하지만 재밌는 말맛 있는 영화 

골프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물들은 계속 충돌한다. 거대한 사건은 없지만 공백을 채우는 것은 배우들의 존재감이다. 코미디 장르에서 배우들은 날개를 단 듯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재미를 안긴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김의성이다. 공적인 부분에서는 한없이 깐깐하지만, 여자 골퍼에 대한 지나친 애정으로 인해 본인도 모르게 선을 넘기도 한다. 김의성은 “최대한 젠틀하고 친절하게 연기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이상해서 깜짝 놀랐다”며 “최실장은 전작들의 비호감 캐릭터들을 다 뛰어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유일하게 영화에서 가장 정상이고 보통의 캐릭터”라고 자신의 역할을 밝힌 강해림은 이동휘가 연기한 박기자를 지목해 “그냥 너무 이상한 사람인데 이동휘 선배가 잘 표현해줬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이동휘는 “창욱과 최실장 사이의 교두보 같은 역할이다. 연기를 하면서 나이 먹고 박기자처럼 살지 말아야지 절실하게 느꼈다. 여러분 앞에서 약속을 드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불참한 감독을 대신해 박병은과 김의성은 ‘로비’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병은은 “같이 만들어간 애정이 있는 작품”이라며 “올해 가장 큰 소원은 ‘로비’를 많은 분들이 찾아주는 일”이라고 말했고, 김의성은 “조심스럽게 1000만을 예상한다”고 말하더니 “농담이고 쉽사리 스코어를 예상할 수 없지만 이상하고 재밌는 영화로 많은 분들께 다가가면 좋겠다”고 바랐다. ‘로비’는 4월2일 개봉한다.

‘로비’의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강해림, 강말금, 차주영, 곽선영(왼쪽부터).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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