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부터 공개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유는 부모와 자녀 세대를 오가며 1인2역 연기를 펼치고 있다. 1960년대 문학소녀 애순의 야무진 모습을 그린 아이유는 1990년대 배경에서 성인이 된 애순의 딸 금명까지 소화한다. 금명은 애순과 닮은 듯 다른 딸. 무엇보다 애순과 금명의 곁에는 관식, 영범, 충섭이라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과 어우러지는 아이유의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가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박보검이 연기하는 관식은 애순만을 바라보고 지켜온 순애보의 인물이다. ‘팔불출 무쇠’라는 별명답게 애순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뜨거운 마음을 지녔다.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애순과 재회하기 위해 배에서 뛰어내려 바다를 헤엄치기도 하고, 가부장적인 그 시절에 밥그릇을 들고 아내와 딸이 앉아있는 밥상으로 ‘혁명적인 반바퀴’를 돌기도 한다. 관식은 강인하면서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애순과의 사랑을 ‘동화’로 만들었다.
‘폭싹 속았수다’ 1막(1~4회)에서 박보검은 10년 내내 자기네 집 생선을 훔쳐다 애순을 먹이고, 애순이네 양배추도 대신 파는 등 오직 애순만을 아끼고 사랑하는 관식의 우직하고 듬직한 모습을 표현했다. 관식은 “노스탤지어도 모르는 남자랑은” 절대 결혼할 수 없다던 애순을 향해 노스탤지어라는 단어가 나오는 ‘깃발'(유치환 시인)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을 외치는 그야말로 ‘애순 바라기’다. 박보검은 꾸밈없는 투박한 진심으로 애순의 마음을 얻은 관식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며 사랑받고 있다. 때문에 1막 이후 2막부터 중년이 된 관식을 배우 박해준이 연기하면서 박보검의 분량이 크게 줄어들자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이에 박보검은 “제가 연기한 관식도, 박해준 선배가 표현한 관식도 한 명의 관식이로 봐달라”고 바랐다.
● 금명의 남자…첫사랑 영범 VS 지하실 피카소 충섭
이준영이 맡은 영범은 금명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서울대학교 입학식에서 처음 만난 금명에게 푹 빠졌고 그렇게 두 사람은 애틋한 관계를 쌓았다. 금명은 영범과의 연애로 낯선 서울 생활을 적응해갔다. 결혼까지 하려고 했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금명을 탐탁지 않아 하는 영범의 어머니로 인해 갈등을 겪었고 파혼한 이후에도 영범은 1년간 금명에게 매달렸지만, 결국 이별을 선택했다. 금명은 영범에게 “고마웠어. 20대의 나를 기억해 줄 사람이 너라서 너무 다행이야”라며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이 과정에서 ‘폭싹 속았수다’는 엄마와 똑같으면서도 다른 딸의 인생을 통해 세대를 거듭하며 변화하는 사랑의 의미를 짚었다.
이준영은 애순만을 바라보 관식을 연상시키는 영범의 순애보를 절절하게 그렸다. 금명한테만 ‘여덟 번’ 차였지만 오직 금명만을 바라봤다. 하지만 금명은 물론 금명의 부모님에게도 함부로 대하는 엄마를 놓지 못하는 ‘착한 아들’이었다. 이준영은 부모와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을 사실적으로 완성했다. 금명과 연애하면서 유독 우는 장면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드라마에서 사랑을 놓친 영범의 모습을 보고 실제 이준영의 부친이 SNS에 글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준영의 아버지는 “현실의 준영이는 영범이보다 금명이와 닮았다”면서 “독립하고부터는 더 이상의 마마보이를 거부하고 시크가이가 됐다”는 감상평을 남겨 웃음을 안겼다. 극 중에서 예비 며느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엄마와 금명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안타까운 모습에 직접 아버지가 나서 아들을 변론한 것으로 보인다.
금명과 충섭은 뜻밖의 만남으로 얽힌 사이다. 김선호가 연기 중인 충섭은 금명이 머무는 서울 하숙집 딸 송부선(정이서)의 전 연인으로, 부선의 아버지를 피해 금명의 방에 몰래 숨어들었다. 금명과 충섭은 ‘모양 빠지던’ 첫 만남 이후 가까워진다. 영화의 간판을 그리는 화가인 충섭은 자신이 일하는 깐느극장의 매표소 아르바이트에 금명을 소개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감정을 쌓아가지만, 충섭이 금명에게 말없이 군대에 입대하면서 두 사람은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억겁의 인연이 쌓여야 이생에 한 번 본다”는 두 사람의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오는 28일 공개되는 4막(13~16회)에 관심이 모인다.
김선호는 검은 수염과 덥수록한 머리카락 등 가난하지만 뚜렷한 가치관을 지닌 예술가를 연기했다. 화제성이나 선정성보다 예술에 치중하는 깐느극장의 ‘지하실 피카소’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특별출연으로 짧은 분량만 소화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금명과 남다른 관계를 맺으며 4막에도 주요한 인물로 등장할 것을 예고했다. 특히 금명의 남편이 충섭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부부가 된 금명과 충섭의 이야기 역시 기대를 모은다. 김선호는 연탄가스를 마시고 의식을 잃은 금명을 업고 응급실로 달려가는 우직함과 자신의 어머니를 챙겨준 금명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은근슬쩍 마음을 내비치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따뜻한 속내를 지닌 충섭이 금명에게 스며들어가는 과정은 낭만적인 여운을 남겼다.
‘폭싹 속았수다’의 커플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맥스무비가 드라마 속 ‘최애 커플’을 뽑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내 맘을 ‘폭싹’ 빼앗은 최애 커플은?’이라는 주제로 맥스무비 SNS(→클릭)에서 진행 중인 투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7일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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