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이하의 출연자를 대상으로 K팝 가수를 뽑는 오디션 콘셉트를 내세워 아동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의 방송사 MBN이 방송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작사는 오해가 있다고 해명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방송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MBN은 “신규 프로그램 ‘언더피프틴’과 관련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언더피프틴’은 K팝 가수를 꿈꾸는 지망생 59명이 출연해 순위를 다투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K팝부터 트로트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은 꾸준히 제작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이번 ‘언더피프틴’은 연령 제한을 15세 이하로 설정했다. 연령대를 낮춰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한 예고편 등을 통해 전원 미성년자로 이뤄진 출연자들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논란과 거센 비판에 휘말렸다.
특히 문제가 된 설정은 참가자들의 프로필을 공개하면서 나이와 출생 년도를 표기하고 그 옆에 바코드 표기를 넣으면서 아동을 상품화하는 인상을 준 부분이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1일 논평을 내고 “‘언더피프틴’은 어린아이들을 상업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는 미성년자 상품화에 불과하다”며 “어린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경쟁을 부추겨 과도한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가하고, 성적 대상화는 행위는 명백한 아동 학대이자 미성년자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로 용납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여성의당도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아동과 청소년의 성을 상품화하고 착취하는 사업은 근절되어야 한다”며 “15세 미만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언더피프틴’이 크롭티를 입고 화장을 한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지만 해당 방송에 대한 어떤 제재나 조치도 이뤄지고 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21일 입장문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어린이와 여성 출연자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언더피프틴’은 K팝 신동 발굴이라는 허울 좋은 껍데기로 여성 어린이들의 외모와 능력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경쟁시키고 평가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마비시키기까지 한다는 점에서 더 악질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언더피프틴’은 ‘미스터트롯’를 기획하고 제작해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서혜진 PD가 이끄는 크레아스튜디오가 ‘미스트롯’ ‘불타는 트롯맨’에 이어 MBN에서 선보이는 K팝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선발된 59명의 참가자가 도전한다. 여기에는 2016년생도 5명이 포함돼 있다. 오는 31일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한 예고편과 사진 등에서 9세 참가자가 성인처럼 메이크업을 한 모습 등으로 우려를 샀다.
MBN이 방송 재검토를 결정한 가운데 크레아스튜디오는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의상 및 스타일링은 참가자 보호자와 상호 적극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2일 유튜브 채널에 1회의 내용 중 31분 분량의 내용을 선공개 형식으로 공개해 방송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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