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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에서 ‘폭싹 속았수다’로, 문소리가 그리는 엄마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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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계장이 된 애순의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유학을 가고 싶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차마 내색하지 못한 딸 금명(아이유)의 속사정을 알게 됐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딸에게 “못 해주면 똑 죽겠다”는 엄마 애순(문소리)은 추억이 서려있는 소중한 첫 집을 판다. 낡은 아파트로 이사를 왔지만 애순은 흐뭇하게 웃으며 말한다. “나는 니들이 날면 꼭 내가 나는 거 같애, 내가!” 자식에게 자신과 같은 운명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애순의 바람은 금명을 울리고 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애순의 꿈을 씨앗처럼 품고 날아오르는 금명의 모습으로 수많은 딸들의 코 끝을 시큰하게 했다.

1960년대 제주도를 배경으로 오애순의 인생을 사계절에 빗대어 풀어낸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에서 딸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중년의 애순을 연기하는 배우 문소리가 자식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부모의 마음을 진정성 있게 표현한다. 한때 시인이 되길 꿈꿨던 새침데기 문학소녀였던 애순은 어느새 좌판에서 오징어를 파는 씩씩한 엄마가 됐다. 세 명의 자식을 키우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낸 애순은 자식에게 믿음을 주는 부모로 성장했고, 문소리는 세월의 무게와 상처를 품은 채 묵묵히 삶을 살아가는 중년 애순의 감정을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연기로 그려내며 공감을 이끈다.

문소리는 지난해 출연한 tvN ‘정년이’에서도 정년이(김태리)의 엄마 용례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소리꾼이었다는 과거를 숨길 수밖에 없는, 복잡다단한 인생을 살아온 용례의 애끓는 모성애를 구슬픈 소리로 표현하며 먹먹함을 안겼다. 특별출연이었지만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판소리 ‘추월만정’을 부르기 위해 1년간 연습에 몰두한 그의 진정성은 극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하이라이트로 기억되고 있다. ‘정년이’에서 한과 울부짖음이 섞인 문소리의 ‘추월만정’은 자식을 향한 응원이자 격려였다. 자식을 향한 용례의 사랑은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으로 이어진다. 애순도 용례처럼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지 해주고 싶은 부모의 모습이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을 연기하는 문소리(왼쪽)와 딸 금명 역의 아이유. 박해준(오른쪽)은 중년의 관식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을 연기하는 문소리(왼쪽)와 딸 금명 역의 아이유. 박해준(오른쪽)은 중년의 관식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양배추 장사를 부끄러워하던 과거의 애순은 이제 없다. 여자로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어촌계장 ‘오계장’이 됐고, 좌판에서 억척스럽게 생선도 판다. 사고뭉치 둘째 아들 은명(강유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생님에게 양주를 주며 아부하는 등 엄마로서 당차게 살아간다. 꿈에서 만난 엄마 광례(염혜란)와 마주하며 죽은 막내 아들 동명(신새벽)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을 때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시리게 했다. 자식 잃은 슬픔을 담담하게 눌러 담으려 하지만, 차오르는 눈물에 목이 매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문소리는 깊은 감정으로, 부모라는 존재의 무게와 사랑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문소리는 “대본을 보면서 이렇게 많이 운 작품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애순이 1951년생, 우리 엄마가 1952년생이다. 애순이는 꿈 많던 섬 소녀였지만 일찍 결혼하고 자식을 키우며 평생을 열심히 산다. 그러면서 끝까지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데,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 대본이었다”고 돌이켰다. 실제 문소리의 엄마는 만 67세에 데뷔한 배우 이향란이다.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인 ‘늦깎이 신인’으로, 자식을 키운 뒤 늦은 나이에 꿈을 향한 걸음을 내디뎠다. 실제 엄마의 삶이 애순의 서사와 겹치는 상황에서 문소리에게도 이 작품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감정적인 깊은 공감에서 출발한 작품인 만큼 문소리는 젊은 애순을 연기한 아이유와의 연결성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이유와 서로의 대사를 바꿔 읽으며 말투와 호흡을 맞춘 문소리는 아이유 얼굴에 있는 작은 점을 발견하고 분장할 때마다 같은 위치에 점을 찍었다. 문소리는 “점을 찍으면 그때부터 ‘나는 아이유가 자란 애순이가 됐다’는 시그널이 됐다”며 캐릭터와 하나가 되기 위한 디테일한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21일 공개된 가을의 3막에서 문소리는 관식 역의 박해준과 주축을 이뤄 자식을 통해 얻은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공유한다. 자식을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던 어린 부모는, 세상과 마주하며 성장통을 겪는 금명을 따뜻하게 다독이고 응원하는 존재로 변화한다. 금명이 세상과 마주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들은 함께 아픔을 느끼고 묵묵하게 곁을 지키며 부모로서의 진짜 성장을 이룬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 현장. 유재석, 문소리, 문소리 엄마 이향란, 조세호(왼쪽부터)의 모습. 사진제공=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 현장. 유재석, 문소리, 문소리 엄마 이향란, 조세호(왼쪽부터)의 모습.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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