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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광기 사이…류준열의 ‘계시록’을 목도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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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의 주역들. 류준열부터 신현빈·연상호 감독·신민재(왼쪽부터)의 모습.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믿음이라는 이름 아래 펼쳐지는 ‘광기’를 목도할 시간이다. 21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계시록’은 각기 다른 신념에 사로잡힌 세 인물을 통해 인간 본능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초현실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독특한 이야기를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이 판타지를 최대한 배제하고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심리적 환상과 트라우마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계시록’은 한 소녀의 실종을 둘러싸고 목사 성민찬(류준열)과 형사 이연희(신현빈), 전과자 권양래(신민재)가 얽히고설켜 벌이는 이야기다.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좇는 과정에서 권양래가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는다.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 “류준열, 엄청나게 강한 에너지 보여준다”

‘계시록’의 세 인물은 각자의 믿음을 따르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류준열이 연기하는 성민찬 목사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대로 믿고 싶어 하는 아전인수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신현빈이 맡은 이연희는 범죄로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며 과거의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권양래는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어린 시절 겪은 폭력과 학대의 상처를 통해 자신만의 어두운 세계에 갇혀있다.

최규석 작가는 “세 인물 각자의 어긋난 믿음이 하나의 사건으로 얽히면서 연속적인 파국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믿음’과 ‘신념’은 ‘계시록’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인간은 신념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생물이고, 신념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욕망과 신념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그 신념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조작하기도 한다”는 연상호 감독의 말처럼 ‘계시록’은 신념에 맹목적으로 사로잡힌 세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응시하며 그들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긴장감 있게 추적한다.

류준열이 보일 새로운 얼굴은 ‘계시록’의 최대 관람 포인트이다. 뒤틀린 믿음을 간직한 목사로 광기를 드러낸다. 성민찬은 개척 사명을 받고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이다. 어느 날 교회를 찾은 권양래가 자신의 아들을 유괴한 범인이라는 ‘신의 계시’를 목격하고 그의 뒤를 쫓는다. 류준열은 눈앞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라 믿는 민찬을 통해 현실과 망상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광신과 확신 사이를 오가는 민찬의 모습에 인간 내면의 불안과 집착을 투영해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스스로에게 ‘인간의 믿음이 무엇인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캐릭터를 만들어간 류준열은 실제 친분이 있는 목사의 기도를 녹음해 연기에 반영하거나 촬영할 때 직접 기도문을 써 준비하는 등 민찬을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했다. 연상호 감독은 류준열에 대해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와 연출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예술가”라고 열정을 칭찬했다. 이연희 역의 신현빈은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맞서는 인간의 강인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신민재는 권양래 역을 통해 영화 초반의 불길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연상호 감독은 최대한 컴퓨터그래픽(CG)을 지양하고 사실적인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대부분을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했다. 인공 조명보다 자연광을 활용하고, 세트 대신 실제 공간에서 촬영함으로써 관객이 마치 현실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영화에서 성민찬이 ‘신의 계시’를 받는 장면들 또한 소품 배치, 구도, 조명 설계 등을 치밀하게 계산해 CG 없이 표현됐다.

'계시록'에서 목사를 연기한 류준열(왼쪽)과 권양래 역의 신민재. 사진제공=넷플릭스
‘계시록’에서 목사를 연기한 류준열(왼쪽)과 권양래 역의 신민재. 사진제공=넷플릭스

‘계시록’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영화 ‘그래비티’ ‘로마’ 등을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과 ‘사이비’를 통해 연 감독을 알게 된 알폰소 쿠아론은 “‘부산행’을 보고 감명받았다. 인상 깊었고 완벽한 영화라고 생각했다”면서 “그 후로 연상호 감독을 항상 만나고 싶었고, 협업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고 함께 한 이유를 밝혔다.

제작사를 통해 직접 협업을 제안했다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 연 감독은 ‘계시록’의 시나리오를 전달했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작품을 기획해 나갔다. 연 감독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계시록’의 시나리오에 대한 인상과 장점, 단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촬영과 편집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의논했다”며 함께 협업해 나간 과정을 밝혔다.

쿠아론 감독은 연 감독에게 ‘계시록’이 “한국적인 이야기만이 아니고 보편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고 했고, 연 감독은 이 같은 조언에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쿠아론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을 ‘원신 원컷'(one scene one cut·장면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하는 기법)으로 찍기도 했다. 이 장면은 후반부에서 세 인물이 대립하는 장면으로 이들의 고조된 감정과 거침없는 액션으로 담아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류준열에 대해서도 “유약해 보이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그 안에 있는 줄도 몰랐던 엄청나게 강한 에너지를 보여준다”며 평했다. 

이연희를 연기한 신현빈의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연희를 연기한 신현빈의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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