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혀 다른 그림체로 마음을 저릿하게 하는 두 편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주말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19일 개봉한 ‘플로우’와 그 보다 앞서 지난 13일 베일을 벗은 ‘진격의 거인’은 소재와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희망으로 무장한 이들의 이야기의 공통점으로 묶인다. 재난이 재앙처럼 번진 상황에서 주인공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난관을 뚫고 나간다.
‘플로우’는 인간이 살았다는 흔적만 남은 세상을 배경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한 대홍수로 인해 고양이와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가 낡은 배 위에 같이 올라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각각의 동물에 대사를 부여하지 않고, 종의 특성을 살려 고유한 걸음걸이와 특유의 소리들을 생동감 있게 살린 것이 특징이다.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동물이 인간처럼 행동하거나 인간처럼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며 “매우 자연스럽게 움직이길 원했기에 방대한 동물 라이브러리를 참고하고 음향효과도 성우가 아닌 실제 동물의 소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플로우’는 무료로 사용 가능한 3D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블렌더를 활용해 제작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관객은 마치 게임에 참여하듯 동물들의 여정을 체험하는 인상을 받는다.
‘플로우’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디즈니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2’와 드림웍스의 ‘와일드 로봇’ 등 거대 자본이 투자된 작품들과 겨뤄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플로우’의 제작비는 약 360만 달러(52억원). 함께 후보에 오른 ‘인사이드 아웃2’의 2억 달러(2907억원), ‘와일드 로봇’의 7800만 달러(1145억원)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라트비아 영화로는 첫 아카데미 수상도 기록했다.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이 영화가 전 세계 독립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제 관객이 극장에서 영화를 확인할 차례다.

● 팬덤 집결 ‘진격의 거인’ 2주째 주말 공략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은 어디선가 등장한 거인들의 위협으로 위기에 처한 인류가 100년 동안 50m 높이의 거대한 벽을 쌓고 살아왔다는 설정이 배경이다. 평화로웠던 일상은 초대형 거인의 습격으로 인해 망가지고, 그 사태로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소년 엘렌은 복수를 맹세하고 거인과 맞서 싸우는 조사병단의 일원이 된다.
이번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은 거인이 되는 능력을 손에 넣은 엘렌이 조사병단 동료들과 갈라서며 위험천만한 계획을 실행하는 내용이다. ‘진격의 거인 더 파이널 시즌’ 완결편의 전편과 후편을 합쳐 144분 분량으로 다시 편집한 버전이다. TV 애니메이션의 4기에 해당하는 내용이자, 극장서 개봉한 2015년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과 ‘진격의 거인: 자유의 날개’, 2018년 ‘극장판 진격의 거인 2기: 각성의 포효’, 2020년 ‘진격의 거인 크로니클’을 잇는다.
엘렌의 소꿉친구였던 미카사와 아르민을 포함한 남겨진 자들이 그를 막기 위한 최후의 싸움을 진행하는 과정을 거대한 스크린에게 볼 수 있는만큼, 원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21일까지 누적 관객 27만319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았다.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 ‘소년 매거진’에 연재된 아사야마 하지메의 만화 ‘진격의 거인’과 2013년부터 10년간 NHK에서 방송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쌓은 팬덤이 집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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