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채꽃 밭에서 풋풋하게 서로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던 애순과 관식의 봄은 뭐든 길러내지만 집어삼키기도 하는 꽈랑꽈랑(제주 방언·햇볕이 쨍쨍하다)한 여름을 지나 가을의 입구에 어느새 당도했다. 무서운 것 하나 없이 앞만 보고 질주하던 소녀와 소년은 어린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기도 꺾이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가 2막에 들어서며 애순(아이유·문소리)과 관식(박보검·박해준)의 서툴지만 조금씩 부모란 무엇인지를 익혀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총 16부작인 드라마는 매주 금요일 네 편의 에피소드를 공개할 때마다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주요 출연진은 물론 해녀들부터 특별출연자까지 모든 배우들의 면면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그 중심에는 2막에 본격 등장한 애순과 관식의 자녀, 딸 금명과 아들 은명도 빼놓을 수 없다. ‘개천에서 난 용’이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금명은 서울대 영문학과에 입학한 수재로, 문학소녀였던 애순의 소망을 이뤄준 자랑스러운 딸이다. 아이유가 10대부터 30대 중반의 애순과 그들의 딸 금명 역을 연기하며 1인 2역에 나서 ‘엄마와 똑닮은 딸’을 그려냈다.
중학생 아들 은명은 집안의 자랑인 누나 금명과는 정반대의 사고뭉치다. 선생님들의 자동차 엠블럼 레터링을 몰래 떼내거나, 회수권(옛 버스 승차권으로, 10매를 붙여 판매했다)을 조작해 아이들에게 판다. 때문에 학교로부터 호출받은 애순(문소리)은 교사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철없고 툴툴거리기도 하지만, 늘 부모님 옆에서 일손을 돕는 착한 아들이기도 하다.
은명을 연기한 배우는 강유석. 누나 금명과 비교를 당하는 것도 서러운데,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엄마 애순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호평 받고 있다. 오는 21일 공개되는 3막의 예고편에서는 군복을 입고 애순과 관식 앞에 나타나는 모습이 그려져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강유석은 1994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이다. 2018년 OCN 드라마 ‘신의 퀴즈: 리부트’로 데뷔해 어느덧 6년차를 맞았다. SBS ‘사의 찬미’를 비롯해 ‘낭만닥터 김사부2’ tvN ‘스타트업’에 조연으로 출연한 그는 2021년 왓챠의 BL(Boys Love) 웹드라마 ‘새빛남고 학생회’로 주목 받았다. 2017년 출시된 동명의 BL 모바일 게임을 원작으로 한 웹드라마에서 노신우 역을 연기했다. 친구를 사귀고 싶어 새빛고 학생회에 들어간 우태경(이세온)의 이야기를 다룬 ‘새빛남고 학생회’에서 강유석은 ‘츤데레’의 정석을 보여줬다. 당시 20대 중후반이었던 강유석은 교복 차림의 10대 소년 역할을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2023년 SBS 드라마 ‘법쩐’에서 지방대 출신의 형사부 막내검사 역으로 당당히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꿰찼다. 학벌 탓에 조롱당하기 일쑤지만, 성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꿋꿋하게 버텨내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최고 시청률 11.4%(닐슨코리아·전국기준)을 기록하는 데 힘을 보태며 자신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출연한 2023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서는 3개월간 액션 스쿨을 다니며 익힌 솜씨로 고강도 액션 장면을 능숙하게 표현했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최근 ‘폭싹 속았수다’로 더욱 주목 받고 있는 강유석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과 ‘서초동’으로 새롭게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오는 4월12일 첫 방영하는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선 의사 가운을 입는다.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1년차 역을 맡아 고윤정, 신시아, 한예지 등과 호흡을 맞춘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이종석과 문가영이 주연하는 tvN 드라마 ‘서초동’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다양한 로펌들이 모인 서울 서초동을 배경으로 로펌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강유석은 변호사 역할을 맡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 이어 전문직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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