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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트리밍’ 강하늘 “‘동주’ 때가 떠올랐다”고 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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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이 주연한 ‘스트리밍’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보통 캐릭터를 표현할 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에서 시작하는데 ‘스트리밍’의 우상은 ‘내가 진짜 싫어하는 게 뭘까’로부터 출발했어요. 인물에 다가가는 방식이 아예 달랐죠. 우상은 허세가 넘치고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실은 없는, 제가 진짜 가까이하기 싫은 스타일이죠. 막상 그런 사람을 연기하니까 재밌더라고요. 하하!”

건실한 바른 청년의 이미지로 사랑받으면서 연예계의 ‘미담 자판기’로 인정받는 배우 강하늘이 ‘불량한’ 얼굴을 꺼내 보인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스트리밍'(감독 조장호·제작 베리굿스튜디오)을 통해 강하늘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물 채널을 가진 개인 방송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인)인 우상을 연기했다. 

이 작품은 스스로를 ‘범죄사냥꾼’이라고 칭한 우상이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추적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우상은 경찰 공무원 시험에 번번이 낙방했지만, 오직 자신만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자만심 가득한 인물이다. 고급 양복과 시계, 귀걸이, 문신 등 보이는 겉모습에 치중하는 우상은 올백 헤어스타일로 시시때때로 머리를 쓸어 올리는 부담스러운 제스처로 음흉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한다. 

18일 만난 강하늘은 테스트 촬영을 할 때까지만 해도 “우상은 평범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영화가 지루하지 않으려면 우상이라는 인물 자체가 독특해야 관객이 보는 맛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테스트가 끝나자마자 긴급회의를 통해 지금의 우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전체의 예산이 높지 않아 비싼 옷은 어려웠지만 스리피스 정장을 의상팀에 제안했다”고도 했다. 

“우상은 ‘관종'(타인의 관심을 노골적으로 바라는 사람)이 맞아요. ‘내가 이렇게 잘 나간다’는 걸 외형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비호감으로 비췄으면 했죠. 패션도 말투도 일부러 과하게 표현한 이유입니다.”

‘스트리밍’에서 위험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우상 역의 강하늘.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마음에 품은 강하늘과 김하늘의 버튼” 

강하늘은 집요하고 예리한 프로파일링 실력으로 인터넷 방송의 세계에서 인기를 누리는 우상의 자신만만하면서도 불량스럽고 지질한 모습을 자유롭게 오간다. ‘스트리밍’은 강하늘의 ‘원맨쇼’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그의 분량과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연쇄살인범 추적 과정을 ‘라이브’로 담아내면서 강하늘은 10분가량 이어지는 원테이크 장면도 소화했다.

온전히 강하늘에 기댄 작품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는 “제가 끌고 갔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찍을 때 “영화 ‘동주’를 촬영했을 때가 많이 떠올랐다”고 말을 이어갔다.

“‘동주’는 저에게 소중한 작품이에요. 연기는 배우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카메라와 미술, 조명 등 모든 스태프가 함께하는 작업이라는 걸 깨달은 현장이었거든요. ‘스트리밍’도 마찬가지였어요. 모든 스태프가 촬영장에 놓인 우상의 작은 책상에 쪼그려 앉아서 머리를 싸매며 ‘어떻게 찍을까’ 고민했던 그 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인지 저의 ‘원톱’ 영화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는 “촬영을 끝낸 드라마 ‘당신의 맛’과 영화 ‘야당’ 현장에서도 ‘스트리밍’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영화를 찍었던 순간들이 저에게 깊게 남은 것 같다”고 돌이켰다.

영화 전체의 이야기를 실시간 방송을 보는 듯한 형식으로 구성한 만큼 강하늘은 “흔히 스트리밍 방송은 휴대폰이나 TV로 보는데, 스크린에서 보는 건 경험하기 힘든 일”이라며 “새로운 형식의 영화를 반겨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어제(17일)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한 감독님이 깜짝 놀랐다면서 어떻게 촬영했는지 물었봤다. 그런 질문이 정말 기쁘고 감동적이었다”며 밝게 웃었다. 

2007년 드라마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18년째에 접어든 강하늘은 올해 ‘스트리밍’을 시작으로 오는 4월23일에는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 그리고 6월2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연출 황동혁)까지 연이어 선보인다. ‘야당’에서는 수사기관에 마약범의 정보를 파는 마약 정보원인 야당으로, ‘오징어 게임3’에서는 목숨을 건 잔혹한 서바이벌에 참가한 해병대 출신 참가자로 다채로운 얼굴을 내보인다. 고민시와 주연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당신의 맛’도 오는 5월 공개한다. 

강하늘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데는 “배우 강하늘과 인간 김하늘(본명)을 철저하게 분리한 덕분”이라고 답했다. “나이가 들고 연차가 쌓이면서 제 마음 안에 강하늘과 김하늘의 서로 다른 스위치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일할 땐 강하늘, 그렇지 않을 땐 김하늘의 스위치를 켠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자극을 쫓는 스트리머를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여행 유튜브를 즐겨 본다. 그는 “얼굴은 나오지 않고 ‘워킹 캠’을 달고 걸으면서 풍경을 담는 분들”이라며 “최근에 (유튜브로)스페인도 다녀오고 일본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강하늘.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하늘.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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