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1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 감독 중 한 명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참여로 관심을 모은다. 쿠아론 감독이 이 작품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연상호 감독이 “(쿠아론 감독이) 먼저 제안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연상호 감독은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쿠아론 감독의 참여 배경을 밝혔다. 연 감독은 “저와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쿠아론 감독의 연락을 제작사를 통해 받았다”며 “영어 영화가 아니라 한국 영화라도 좋다고 해서 ‘계시록’에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비티'(2015) ‘칠드런 오브 맨'(2016) ‘로마'(2018) 등으로 유명한 쿠아론 감독은 2011년 애니메이션 영화 ‘돼지의 왕’의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초청 이후부터 연 감독을 눈여겨본 것으로 전해졌다. 연 감독은 ‘계시록’의 편집본을 쿠아론 감독과 주고받으며 얻은 소통 내용들을 바탕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연 감독은 “쿠아론 감독은 이 작품의 이야기에 대해 보편성을 가졌다고 좋아했다”며 “그는 이 영화를 통해서 제가 어떤 비전을 보여주려 하는지에 대해 많이 들었고, 그 비전을 잘 보여주고 있는지 편집 단계뿐 아니라 마케팅 단계에 이르기까지 소통했다”고 작품에 대한 쿠아론 감독의 관심과 애정을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연 감독은 “쿠아론 감독은 제 나이 또래의 감독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분”이라며 “롱테이크의 대가다. 영화적 발명을 해내는 감독”이라고 치켜세웠다.

‘계시록’은 교회 여중생 신도의 실종 이후 신의 계시라면서 범인을 추적하는 목사와 그를 수상하게 여기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계시록’은 ‘부산행'(2016) ‘반도'(2020) ‘지옥'(2021·2024) 같은 작품들 때문에 판타지 물로 오해를 받지만 연 감독의 작품 중 가장 현실에 발 붙어있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연 감독은 “이전 작품들과 달리 판타지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적인 톤과 연기로 내밀한 심리 스릴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고 믿고 싶어하는 것만 믿는 인물들이 겪는 파멸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가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목사 성민찬 역으로 연 감독과 처음 작업한 류준열은 “연상호 감독님의 현장은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행복하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 그 이상으로 즐겁게 촭영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형사 이연희 역의 신현빈 역시 “영화가 즐거운 내용도 아니고 무겁고 어두운 장면들도 많은데 감독님이 우리를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열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전과자 권양래 역을 연기한 신민재는 ‘정이'(2023)부터 ‘선산'(2024) ‘기생수: 더 그레이'(2024)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네 작품을 연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감독과 닮은 외모로도 이날 행사장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어느 스태프의 결혼식에서 연 감독으로 오해를 받았다는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끈 신민재는 “감독님과 닮긴 닮았나 보다”며 “그렇지만 감독님과 닮아서 캐스팅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 감독도 “신민재가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오토바이 가게 사장으로 나오는데 신민재를 보고 당시 분장팀에서 저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며 “그렇지만 저는 전혀 안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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